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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12

분위기있는 옛날의 그남자 , ,그리고 지금의 ............


BY 양현주 2001-11-06

띠리리리!!!

"여보세요!" "나야 숙영이! 뭐하니? 나와 점심사줄께!"

우리는 백화점 6층에서 만나 부대찌게를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숙영이 갑자기 점심을 사준다며 불러낸

이유인즉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니 괜시리 마음이 서글퍼

옛날애인이 생각나 인터넷에서 뒤져보니 그사람의 주소가

뜨고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웬지 남편에게

미안하다며 자신의 화려했던 처녀시절을 늘어놓았다.

'기집애! 저만 옛날에 인기 있었나 나도 만만치 않았다구!'

난 속으로 약간의 불쾌함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다.

거실에 놓인 컴퓨터가 눈에 띄었다. 나는 코드를 꽂고

인터넷에 접속을 했다 그리고 검색창에 혹시나 하는 맘으로

그사람의 이름을 띄웠다 "장사빈!"

두사람의 홈페이지 주소가 떴다. 제목이 "바다"

홈페이지로 들어가보니 역시 그사람이었다.

개인홈페이지를 자작시와 여러가지 꽃들의 사진과 아름다운

음악정보들과 그리고 일기형식의 글들..........

너무나도 섬세한 그의 홈페이지를 엿보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 이렇게도 여린 감성이 40대의 그에게 아직도

남아있다니 난 그에게 방문록에 간단한 우리둘만의

추억이 함께했던 단어들을 나열해 놓고 건강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그의 홈페이지에서 나왔다.

저녁이 되고 밤이 되었다 시계는 어느새 열두시를 넘기고

또다른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숫자 속으로 달려간다

띠리리리~ "여보세요!" 나는 부어터진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나야! 문열어 !" 딸깍 전화는 끊기고

곧 이어 초인종 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자마다

남편은 쏟아지듯 술냄새와 함께 집으로 들어선다

대충씻는둥 마는둥 하고 침대에 벌러덩 누워서 곧바로

잠드는 남편 ..............

아~ 왜 이렇게 서글프고 외로울까~ " 으이유 저 웬수!!!"

나도 한쪽 귀퉁이에서 잠을 청했다 . 그러나 잠은 오지않고

그 남자의 얼굴만이 머리속에서 사라졌다 떠오르기를 반복

복잡한 머리를 흔들며 책을 읽었다. 그리고 아침

나는 김치찌게를 끓여 식탁에 내려놓았다.

남편은 배를 문지르며 속이 안좋은데 북어국같은것좀 끓이지

김치찌개가 뭐냐며 투덜거린다. " 너 오늘 고생좀 해봐라~"

난 속으로 고소하게 생각하며 내 밥공기를 다 비우고

집안일들을 시작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 또 가고

저녁이 되었다 .

남편은 누런 얼굴을 하고는 속이 않좋다며 저녁도 안먹고

방으로 들어가자 마자 쓰러진다.

나는 모른척 티비만을 보고 방으로 들어가서 잠을 청했다

새벽3시가 되었을까 나는 무슨 소린가에 얼핏 잠을 깼다

남편이 화장실에서 웩!웩! 오버하는 소리가 들린다

난 다시 무시하고 잠을 잤다

그런데 남편은 화장실을 몇번을 드나들더니 드디어는

축늘어진 모습으로 나를 흔들어 깨우며 물좀 달라며 힘없이

누워버리는 것이아닌가

남편은 식은땀까지 흘리며 혼자서 그 긴밤을 끙끙

앓고 있었던 것이었다

난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속으로 "자기야 미안해!"

를 몇번이나 했을까 물수건으로 땀을 닦고 꿀물을 타서

남편을 갖다 주었다. 남편은 주머니에게 나를 주려고

샀다며 예쁜 머리핀을 내밀었다.

"우리 남편 다정하기도 하지 어쩜 이렇게 세심하고

센스까지" 나는 약간의 오버를 하며 기쁨을 포시했다.

하루종일 그 남자만 생각하며 여러가지 상상의 나래를 펴던

내 모습이 우습고 부끄러웠다.

"자기야 미안 ,다시는 딴 생각안할께~"


(위글에 나온 이름은 실명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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