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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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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


BY 유수진 2000-06-21


TO. 은비.
너는 나의
전부가 아니라 2/1

너는 나의
딸이 아니라 친구

너는 나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

너는 나의
꿈이 아니라 현실

은비야.
정말 사랑해.

현실적인
너의 모습까지도
사랑하려고 노력할께.

.....그치만 정말 사랑한단다.


모진 매질로 너의 다리에
상처를 남긴
화요일의 슬픈 엄마가.

이 글은 어느 잡지에서 그때 내 심정과 너무 똑떨어지기에
은비에게 선물한 시다.
은비가 처음으로 땅바닥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악쓰고 우는 순간
어떻게 내 아이가 이럴수 있나 이럴수가. 내 아이만큼은 안 그럴줄 알았는데. 라며 어떻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집으로 끌고와서 그때까지도 울고있는 은비에게
처음으로 매를 들었었다.
모든 엄마가 다 그랬으리라.
아이도 아팠겠지만 때린 후의 어미 심정이란...
정말 찢어지는 아픔을 그때 느꼈다.
하지만 그 후부터 정말 매를 안 들면 안될 정도로 은비는 변해(?) 갔다.
그리고 오늘 난 은비에게 감정섞인 따귀를 때리고 말았다.
은비가 자는 침실 옆에서 한숨섞인 눈물이 베어나왔다.
'내가 왜 이러나.
나 엄마 될 자격이 정말 있는 것일까?
참을껄 조금만 참을껄...'
회의가 인다.
아무리 몸이 힘들고 아이가 짜증내고 한다고 해도 난 어른인데..
난....
불같은 화로 은비를 대하다가도 세상 어느 엄마보다도 더 큰 사랑으로 아이를 보듬는다.
친구가 그랬지.
엄마의 일관성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그게 이렇게 어려운건데....
이렇게나.

그래도 은비는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너그러이 내 품에 안기겠지.
아이가 어른이다.


- 슬픈 파라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