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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55) *아름다운 만남...*


BY 쟈스민 2001-11-02

쟈스민 꽃향기가 코끝을 간지르던 지난 봄에
나는 처음으로
이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 느낌은 참 따뜻했고...
그 여운은
편안한 여유로움으로 내게 왔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매일 아침
아침인사를 건네는 반가운 얼굴을 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도장을 찍듯
그렇게
낯익은 얼굴들을 마주하는 즐거움이
이젠 나만이 아는 비밀처럼 그리 되었습니다.

어떨때는 나도 모르게 빙그레 번지는 웃음으로
나 아닌 나 되어 앉아 있었고...
어떨때는 한없이 가슴 무너짐으로 나도 모르게
눈가에 촉촉한 이슬이 맺혔습니다.

서툰 솜씨로 처음 이곳에 발내딛으며
몇번이나 망설이고만 있던 내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젠
오래되어 익숙하기만한 친구를 만나는 기쁨으로
나의 하루 하루를 함께 한답니다.

요즈음의 나는 그 편안함에 너무 깊이 빠져든 탓인지
오래도록 그리 앉아 있기 좋아하여 어느틈엔가
비집고 내게 들어온 살들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마음의 살을 찌우고 싶어했건만
몸이 먼저 살이 찌는 바람에 황당한 낮빛으로
감당할수조차 어려운 나를 바라봅니다.

이곳을 알게 되면서
난 매사를 느긋하게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웬만한 일에는 좀체 화를 잘 내지 않는 내가 되어
두루뭉실한 성격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지요.

이곳에 오면서
세상엔 참 아름다운 이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고 싶고 ...
무슨말인가 쏟아내어 하고 싶음을 느낀 그 여러날들속에서
만난 이들이 나에겐 참 소중합니다.
얼굴은 모르지만 하나같이 그네들의 마음이 너무도 곱고
예뻐서 닮고 싶은 이들이었습니다.

어제보다 조금 찬 바람이 나의 옷깃을 여미게 하는
이렇게 늦은 가을날에도
차창너머로 바라다 본 코발트빛 하늘이 너무 아름다운 건
나의 아름다운 만남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오늘아침엔
가을하늘빛 니트 스웨터 한점이 나를 포근하게 감싸줍니다.
그건 아마 서로 염려해주고 ... 서로 아껴주는 ...
이곳에 계시는 여러님들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면서 ...
참으로 다양한 만남을 가지겠지만
이곳에서의 만남은
오래도록 나의 기억속에 좋은 것만 기억하게 할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에서
아름다운 만남을 가지는 일이
내겐 그 어떤것보다도 큰 축복이었음을
이 아침에는 새삼 알게 됩니다.


***** 오늘 아침엔 11월의 바람이 좀 차네요.

이 방에 머물고 계신 여러님들 더욱더 건강하시고

따뜻한 겨울맞이 준비를 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만남으로 결코 춥지 않은 겨울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