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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취업


BY 雪里 2001-11-01


"엄마, 연락 왔어요!"

나를 기다렸었나보다.
거실로 들어서자마자 제방문을 열고 나오며 말한다.

"잘했다. 너 좋으면 됐어,언제부터 출근하는데?"

다음 월요일부터 출근을 한다고 한다.
내눈엔 아직 어린애로만 보이는데.
옆에와 누우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젖내음이 난다고 느꼈었는데,
그애가 사회인이 되려고
직장을 구해 출근을 한다고 한다.

첫아이라서,
아니, 외아들에게서 얻은 첫아들이라서
누구 보다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던 큰아이.
14개월 차이로 동생이 태어나는 바람에
엄마의 부족한 사랑때문인지,
아직도 손톱을 물어 뜯는 버릇을
못버리고 있는 큰 아이.

막상 직장을 잡아 떠난다고 하니,
아들 앞에서는
이젠 짐 하나 덜었다고
두손을 탁탁 털어보이며 웃어 보여놓고,
혼자 되어 조용한 분위기만 되면
군대 보낼때의 마음이 또 비슷하게 자리잡으려 한다.

내가 해놓은밥도 부족한 잠때문에
굶고 갈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다음주부턴 제손으로 해결할 수 있으려는지 걱정이고,
한가지 두가지가 아닌 걱정들이
복잡하게 머리속을 헤집는다.

첫번째 내딛는 걸음이 중요한거라며
졸업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잘 생각해서
좋아하는일 할 수 있는 직업을 택하라고 일렀는데,
사학년이라는 틀이 그앨 조급하게 했나보다.

남보다 빠른 2년을, 경력이라도 만들겠다며
이곳 저곳 알아보더니 저 혼자 결정을 해버린다.

이제 컸다는 말이구나!
제 행로를 제스스로 결정하며,
어미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걸 보니...

그렇게 너희는 어른이 되어가고,
나는 늙어 가겠지!
다른사람들처럼 나도 할머니가 되는 과정이 있을테고,
두아들네 집들을 가끔씩 들러
늘어난 가족을 보는 즐거움을 갖게 되겠지!

서울 방값이 엄청 쎄다는데
엄마 방얻어줄돈 있냐며
딴엔 어미 걱정 까지 해주는 아들에게
염려 말라 해놓고 혼자 앉아서 통장을 죽 꺼내본다.
미리 알고 맞춰놓은것 처럼 비과세 통장이 만기되어
날짜까지 맞을것 같다.
일주일만 고모네서 다니기로 해 놓았으니까.

며칠후면 학교생활을 접고,
사회인으로 출발 할 아들이 못내 염려 스러워
교과서 내용같은 얘기지만
아들 앉혀놓고 이말 저말 일러 두고 싶은데,
어미마음 미리읽은 아들은,
깨진 바가지 집나갈땐 꿰매고 나가니까
샐 염려 말라고한다.

깨진 바가지 꿰매 쓰는것 보지도 못한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