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반려 동물세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16

나의 삼십대를 마무리하며


BY lkhg 2001-10-30

나의 삼십대를 마무리하며ㅡㅡ


가을의 정취에 흠뻑 취할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마음의 여유로움과 계절의 풍성함에 감사해야 할것 같다.
계절만큼 솔직한게 없다고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가을의 막바지에
나를 되돌아 보게 하는건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지.
가을 모꼬지 여행에서의 조용한 휴식 그리고 아침일찍 서둘러
산장을 내려오면서 산과 함께한 동갑 선생과의 정겨운 수다
함께 일을 한다는 공감대 만으로도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우리들.
서로 이름 불러주면 소녀같이 재잘거림에 마냥 즐거웠던 소중한 시간!
그런 좋은 날들을 추억으로 남겨 두고서
가을의 막바지로 들어서면서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건
사십대를 시작하기 위한 삼십대를 마무리 하기 위한 연습일테지.
이렇게 나의 중년은 시작이 되려나 보다. 이렇게ㅡㅡ
훌륭한 부모 밑에서 성장 되어지고 그런 사랑에 보답할 기회도 없이
혼인을 하게 되었지. 열열히 한 사랑은 아니었어도 끔찍히도
나를 사랑해 주기에 좋은 남자를 놓치기 싫어서
이런게 결혼 생활이구나를 느낄때 쯤 아이들이 태어나고..
그런 가족들 사랑에 오늘도 나는 행복을 꿈꾸면서 살고 있지.
사람은 늘 새로운 일에 도전하길 원하고 활력소를 찾길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늘 새로운 일을 갈구하고 늘어놓기만 했던 나!
내 남자는 늘 묵묵히 지켜봐 주고 오늘도 힘을 내라고 어깨를 보듬어 주곤 한다.
참 좋은 사람. 아마 내가 이런 사람을 못 만났으면 평생 외롭게 지냈을거 같다.
내가 사회 속에서도 밝게 지낼 수 있는 것은 이 사람의 힘이 정말 크기 때문일거다
여성상담에 몸을 담게 되면서 더 많이 이해해 주고 배려도 많이 해주곤 하지.
주위에는 이렇게 힘이 되어 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나는 인복이 많은 사람!
사십이 되기 전에 뭘 그렇게도 마무리 할 것들이 많은지..
우선 정신적으로 방황했던 나를 재충전 할것이고 가족들에게 서운했었던 점들을
이야기 할 것이다. 나에 대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었는지도 묻고
실컷 소리내어 웃다가 밝고 기분좋게 대화를 마무리 해야지.
삼십대의 마지막을 여성상담에 함께 동참 할수 있다는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여성들의 삶!
다들 나같이 행복하게 살겠거니.. 했었던 나의 자만심에 고개도 숙여지고
그들에게 작은 힘을 실어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그렇게 힘들게 사는 여성들에게도 행복할 권리는 있는데.
누굴 탓하기 보다 자기 신세한탄을 하는 그들과 함께 울어주고 분노하면서
나의 삼십대의 끝은 남을 배려하게되는 또 다른 힘을 얻고 새로운 도약을 하게 해준다.
가을나무에 잎이 다 떨어지고 그 나무에 하얀눈송이가 필 때쯤 나는 더 성숙한
중년의 여성이 되어 봄을 맞이하게 될것이다.
풍성한 이 가을을 아쉬워하며 삼십대의 마지막을 보낼 친구들에게 이 글을 함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