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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에서 흘러온 달팽이


BY 들꽃편지 2001-01-19


또 하루가 가고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똑같은 일상으로 아침에 깨어나고,
또 똑같은 밥을 해 먹고 청소를 했습니다.
아이들 학원에 보내고,
오늘은 뭘 했나? 생가해보니 화분을 정리하고 물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화분을 드려다 보니 화분안엔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달팽이가 마을을 이뤄 살고
있었습니다.
막내가 잡아다 살려준 건 아니고,
처음 보는 달팽이들이였습니다.
보통 달팽이보다 훨씬 작고 피부와 더듬이가 까만색
이였습니다.
아이들 불러 같이 이리저리 보면서 얘기를 했습니다.
난 까만색이라 징그러운데
큰 딸은 귀엽다고 하고,막내 아들은 어디서 왔냐고
물었습니다. 나도 모르는데...정말 어디서 왔을까?
하늘에서 떨어 졌을까?
물에서 흘러 왔을까?
바람따라 날아 왔을까?
그랬더니...막내가 빗물에서 흘러온 것같다고 했습니다.
우리와 한 식구된 달팽이들....
난 얼른 상추를 갖다 주었습니다.
그동안 뭘 먹고 컸을까?

전 곤충도 좋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까지 곤충을 귀여워한답니다.
비오던 날 막내가 달팽이 한마리를 잡아 왔었습니다.
작년 여름날에 비에 흠뻑 젖은 달팽이와 막내 아들이 보이는군요.
아이는 달팽의 하루를 지켜보고 달팽이와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책을 찾아 보고 달팽이가 좋아하는 과일도 갖다 주고
학교에 갔다 보면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고 아침에 일어 나면
달팽이가 자고 있는 화분을 보며 잠을 깨곤 했었는데...
하루는 달팽이가 없어졌었습니다.온 베란다를 다 뒤져 고무나무
화분 뒤에 바짝 말라가고 있는 걸 발견해 겨우 살려 놓은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 놈의 달팽이가 바람이 또 쐬고 싶었던지
자기집에 벗어나려고 했나봅니다. 그것을 막내가 보고선 잡아서
제자리에 넣어 주려고 했는데, 손가락 힘 조절을 잘못해서
달팽이 집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달팽이는 죽었고...살리려고 애많이 썼었는데...
아이는 펑펑 많이 울었습니다.
달팽이를 보지도 못하고 식탁에 엎드려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런데 달팽이가 지금 화분에 또 살아 있으니..
막내는 신가한가봅니다.
어디서 왔을까? 물었더니 빗물에 흘러 왔다고 대답을 한것보니...
달팽아 잘 자라거나 바람 쐰다고 돌아다니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