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을 사무실 책상앞에 앉아만 있다가...
요즘은 대낮에도 밖엘 나와 가을하늘을 구경할 수가 있습니다.
조금 달라진 업무로 인하여 시간이 많아진 셈이지요.
처음엔 이 많은 시간을 어찌감당을 해야할지 몰라서
한동안 멍한 상태로 거리를 걸었습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아이들이 자라면서 세상이치를
알아가듯이 저도 그렇게 할일을 하나씩 찾으며 살고 있습니다.
많은 시간이 흐른것도 아닌데...
제겐 참으로 많은 일들이 그동안 일어났습니다.
살아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누구하나 죽고싶은 사람은 없을것입니다.
어렵고 힘들어도 세상에 남아 살고싶겠지요...
이렇게 가을이 익어가고 있는계절에 한적한 시골길을
다녀왔지요...
풀섶엔 이름을 알 수없는 많은 가을꽃들이 무리지어
피어있었고, 늪지의 갈대들이 머리를 풀기시작을 했더군요...
코스모스는 마른가지끝에 아직은 세상을 더 살고싶어
피여있었고...풍성한 논의 벼들은 고개를 숙이고 추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오랫만에 보았던가...그 가을을...
하늘엔 양털구름과 새털구름이 가득한 가을을 만나고
돌아오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짧은 세월을 살지않은 나이때문만은 아닐것입니다.
아직도 세상에 남아 해야 할 일들이 많음에도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것은 지금 마음이 고단한 까닭은 아닌지
스스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누가뭐라 하지 않는데도 전 마음이 고단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몇년을 제앞에다 당겨 살고싶은 심정입니다
그래도 세월감은 감사한 일임에도 왜 그리도 어리석은 생각으로
이 가을을 보내고 있는지 자신이 답답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느날처럼 바람이 되고싶었습니다.
제 어깨위에 놓여진 짐들을 벗어버리고 훨훨 날아다니며
살고싶어서 말입니다.
바람이 될 수 없다는것은 참 다행이지 싶으면서도
될 수없기에 바라는것은 아닌지...
전에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는것이 싫었던 전 어쩔 수없이
아이들키우며 살아야하는 의무를 이행해야 하기에...
산다는것이 그렇습니다.
혼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살아야 하는데도...
전 언제부터인가 세상에 혼자버려진 미아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것입니다. 분명히 혼자는 아닌데 혼자라는 느낌...
그것은 외로움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밖에 나가서는 외로움을 그대로 지니고 다닐 수가
없어서 아닌척 하며 사는것도 힘든일입니다.
세상을 산다는것은 힘든일을 모두 감당하며 사는것은 아닐런지요.
어려운 일들이 하나씩 해결이 되고...
시간이 흐르게 되면 저도 다른이들 처럼 안락한 생활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지금 이렇게 사는것이 싫어 투정을
부리고 있습니다.
분명 감사해야 하는일인데...
이제부터는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겠습니다.
산다는 것은...
마음에 감사를 가득담아 살아야 하는것처럼 착한 마음으로
사는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