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중국의 이 회사의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56

라이어 라이어, 를 보고


BY aggong 2001-09-09

어젯밤 TV에서 가볍게 영화 한 편을 봤다. 아이도 잠들고 남편은 친구와 한 잔 한다며 동네 닭집에 슬리퍼를 끌며 나가고 없어서 모처럼의 한가한 시간이었다. 비디오를 하나 빌려다 볼까 하는데 마침 TV에서 라이어라이어,가 방영되고 있었고 편안한 자세로 그 영화를 지켜볼 수 있었다.
전체의 줄거리는 이혼한 부부에게 한 아이(맥스,라는 남자 아이인데 그 아이의 머리 스타일은 사뭇 내 아이의 머리 스타일을 연상시켜 미소를 머금게 만들었다.)가 있었는데 늘 바쁜 아빠는 안타깝게도 아이의 생일마저 함께 해주지 못하고 아이는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기전 한가지 소원을 빌게 된다. 단 하룻동안만이라도 아빠가 거짓말을 못하게 해달라는... 아이의 소원은 이루어지고 여러가지 말속임으로 사람들을 우롱(?)하던 변호사 짐 캐리는 난감한 일을 겪다가 자신이 거짓말을 못하게 된 이유가 바로 자신의 아들의 소원때문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마지막까지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아들을 보스톤으로 떠나보내기 직전 아빠는 자신이 아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위험을 무릎쓰고 아들이 탄 비행기를 멈추게 만든다는 다소 평이한 줄거리였다.
아이의 비행기 바깥창에 매달리다시피한 우스꽝스런 짐 캐리의 모습은 실상은 우습다기보다는 가슴 뭉클한 대목이었다. 많이 과장되어 있었지만 그러한 가운데 진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위해 온 몸이 부셔져라 일만 하시던 내 부모님과 현재의 내 모습... 들것에 실려있는 아빠가 아들에게 던지던 흔하지만 특별한 말 한 마디, 너를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사랑한단다...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대목이 이즈음에서는 정말로 실감이 나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과장된 연기와 진부한 스토리로 자칫 외면당했을 한 편의 영화에서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맛보았으면 그 뿐. 그보다 더 큰 진리를 영화에서 찾고 싶다면 차라리 종교나 철학 서적을 뒤적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마저들게 하는 따듯하고 웃음이 넘치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