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뿔 다시와쏘욤....
제 이름이 쥐뿔인 이유가 궁금하시지요...
얘기 해 드릴게용...
어느날...
엠의 메일박스로 그녀의 오랜친구 최모양의 편지가 사뿐히 날라들었습니다...
내용인즉슨...
자기 애인이...
결혼전에.. 이미 고가의 휴대폰에서부터...(참고로.. 엠은.. 여보세여 대신에 '나와랏, 오바..' 하고 말하면 어울릴만한 커다란 냉장고를 들고댕깁니다..그것도 지 돈 주고 샀습니다..)만난 후 10일 간격으로 직장과 집으로 동시에 배달되는 꽃바구니에 이르기까지.. 별거별거... 다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놀라운 일이지 않습니까??? 난 그런 남자가 제일 싫습니다...이벤트 좋아하는 놈치고 날라리 아닌놈 없습니다.. 날라리하고 만나면 인생 종칩니다.. 하지만.. 여자들은 그걸 모릅니다...
"결혼전이니까... 그 럴 거 야....아.. 마..."
저는 두려움에 떨면서 말했습니다...
"뭣이? 넌 결혼전에도 그런거 안해조짜나?"
하지만.. 다행입니다..
그뿐입니다...
마음씨 너그럽고... 아니 솔직히 말해서 집안의 돈이 밖으로 새어 나가길 원치 않는 엠은 그 자리에서 대화를 중단하고 본연의 임무로 돌아갔습니다...
사실 따지고보면 다 돈드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엠은 꽃을 싫어합니다...
언젠가.. 제가 우리가 만난지 일년되는 날...
싼 거로 떼울려고 꽃 한다발 사들고 갔다가 죽을뻔했습니다..
꽃이 다른 선물에 비해 싸지 않습니까? 부피도 크고 있어 보입니다..
"너... 종량제 봉투 아깝게 이런것을!! 그리고 시들면 버리는 것도 귀찮은데..."
다음부터는 일체의 선물은 다 현금으로 하기로 약속하고 겨우 풀려났습니다...그리고 그 후 꽃은 꽃병이 없어서 생수병 아래부분을 잘라만든 간이 꽃병에 그렇게 한달이고 두달이고 꽃혀 있었습니다..
그렇게..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따르릉 울렸습니다...
또다시 결혼을 앞둔 최모양입니다...
오늘 자기 집이 있는 아파트 단지 옥상에... 에드벌룬이 떴답니다...
"나랑 결혼해줘..."
하고 닭살스러운 글들이 온 하늘을 수놓고... 그 옆을 꽃 풍선들이 장식했다고 합니다...
누군지 본적은 없지만.. 대단한 놈입니다...
여자를 한 100명은 사겼나봅니다...
그런 놈들은 마누라랑 잠잘 때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여보... 좀있다 꿈나라에서 만나.. 얼릉와야해.."
이럭하고 잠이 들겠지요...
하지만.. 그 전화에도... 엠은 꿋꿋합니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저에게 말을 합니다..
"문디... 그것도 다 돈아이가? 니는 저런 씰데없는 짓말고 저런짓 할 돈있으믄 현금으로 도고."
합니다...
그 날밤...
소파에 누워서 티부이를 보던 엠이...
소파밑에 웅크리고 앉아서 신문을 보던 내 머리를 엄지 발가락으로 톡톡 치며 말했습니다...
"어여,,, 니는 인자부터 쥐뿔이다.. 알겠나?"
"왜에???"
무서웠지만..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당하더라도..알고는 있어야하지 않겠습니까?
"니는 "쥐뿔도 해주는 거 없는 인간" 의 줄임말... 그래서 오늘부터 내가 니를 쥐뿔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알겠나?"
그 뿐입니다...
그날부로 나는 엠의 사랑스러운 쥐뿔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쥐뿔이.. 결혼전 나를 야사시하고 해맑은 눈동자로 그윽히 쳐다보며..
"옵빠아~~~"
하고 불러줄 때가 생각납니다...
쥐뿔은 영원히 그 때로 돌아갈수 없는 것일까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