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말 친한 친구들이 태권도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나만 다니지 않으니까 웬지 기분이 울적해서 엄마몰래 등록을 하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거기엔 나이는 같지만 한 학년 어린 녀석이 있었다. 그 녀석은 나에게 유달리 관심을 보였다.
그 녀석과 나는 참 대조적이었다.
내 키가 170이 넘었던 반면 그 녀석은 160이나 될까.
난 덩치도 좋은데 반해 무척이나 외소했다.
그래도 그 녀석은 날 무지 좋아했다.
학교 등교길에 버스를 혹시라고 같이 타게 되면 나에게 누나라고 부르며 가방도 받아주고 했는데..
그러던 어느날 그 녀석은 친구들과 싸우고 교무실에 가서 얻어 터졌다고 했다.
왜?
친구들이 키도 작은 녀석이 키 큰애를 좋아한다고 놀렸다.
그 녀석은 교탁 옆 책상에서부터 때리기 시작해 뒷문까지 때리며 갔다. 근데 맞은 녀석이 일어날 줄을 몰랐다. 가까이 가서 보니 한쪽 팔은 뼈가 부러지고 이빨이 두개가 나갔다.
그 결과 선생님께 불려가 봉걸레 자루가 2개 부러질 때까지 맞았다고 했다.
그 녀석은 그렇게 맞고 와서도 나를 보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