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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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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하루 하루 살기가 힘들어....수아.......


BY 유수진 2000-06-28


어제 친정엘 갔다.
막내 수아는 나와 10년차이....(아들 나으려고 10년만에 낳았는데 또 딸이다 - -; 울엄마...)
내가 업고, 기저기 빨고, 밥 떠 멕이고, 제2의 엄마노릇으로 키운 딸같은 아이다.
울 은비를 부를때, '수아야~'한적도 있고, 수아를 부를때 '은비야~' 한적도 부지기수다. 아직까
지도......
나한테 맞기도 엄청 맞았는데....... 나 참 무식하게 때렸다. 공부 안하고, 이상한 넘들 하고
어울려 다니고..... 글구 수아는 엄마 아빠 보다 나를 더 무서워 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
다.

지금은 직장도 못잡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아이....
없는집에서 태어나, 바쁜 부모님들 밑에서, 언니들은 끼리 끼리 얘기 통하지, 아웃사이더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신경 쓴다고 써도........

근데, 어제 엄마에게 땍땍 거리며, 계속 말대꾸를 한다.
엄마는 수아 머리를 해주고......

여기서, 장녀인 내가 누구 편을 들어주면, 항상 한쪽이 무거워져 분란만 더 부채질 하니, 가만
히 속에서 불나는거 참고, 관망만 하고 있었다.
울 엄마도 좀 문제다.
했던말 또하고, 했던잔소리 또하고.... 게 사람 미칠 수준꺼정 몰고 간다.
수아의 모습이 옛날 내 모습이다.

문제는 수아의 친구가 머리를 하고 돈을 안내고 갔는데, 걔 왜그러냐고 엄마는 난리고....
이 소리는 내가 친정에 갈때마다 들었다. 한네달 된거 같다.
수아는 아무리 내 친구라도 왜 외상을 해 줘서 자꾸 신경쓰이게 하냐는 거다. 엄마가 알아서 하
라는........

그러다, 나도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까지 엄마가 되풀이 하는데, 수아가.....
그 애기 같은것이....... 소리를 꽥 지른다.
" 그만좀 햇!
나도 하루 하루 살기가 힘들단 말야........
왜 자꾸 신경 쓰이게 해!"

벌써 그런가....
우리 수아가.....
그 영원히 아기같을것만 같던 우리 막내가, 그런 닳고 닳은 소리를 한다.
마치, 세상 때 묻은 여자 처럼.....

충격이었다.

" 엄마, 이제부터 수아친구라도 외상머리 해 주지 마!
아님, 엄마랑 그애끼리 해결해. 괜히 수아 중간에 집어 넣어 스트레스 주지 말고.... "

화난 엄마의 얼굴을 뒤로 하고, 재희씨 차안에서 이생각 저생각......

과연 스물 한살때 나도 저런 고민을 했을까.......
생각은 안나지만, 그런 비스무리한 생각은 했던거 같다.
세상 슬픔은 다 내것인양, 세상 불행은 다 내것인양.....

수아는 내모습과 아주 많이 닮아있었다.

일곱살의 예쁜 수아를 보며, 이 아이만큼은 아주 천진하고 맑고 투명하게 자라게 해야지...
했던 나에게.....
슬픔으로 커버린 아이.....

이제 그 투명하고 천진한 아이에 대한 기대는 울 은비한테로 넘겨야 하는걸까....

수아의 모습에 은비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는건 왜일까.

우울의 유년시절 영원한 파라다이스를 꿈꾸며 탄생시켰던 파라를 다시한번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