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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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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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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고발: myhome.shinbiro.com/~knura001에 꼭 한번 가보세요!


BY 여자생각 2001-03-28

여기가 어디냐구요?
독일 함부르크의 법학대학에서 박사과정 중에 있는 어느 남학생의 홈페이지입니다. 독일유학 2년여만에 자신의 학업경험, 유학생활 경험등을 한국어와 독일어로 펼쳐 놓은 용기와 자신감, 나름의 줏대 등은 높이 살만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독일어로 한국을 소개한 노력도 칭찬할 만하구요.

그런데 저는 그 남학생이 자신의 "유학생활안내"란에 적어놓은 글들 중 독일의 여성에 관한 글, 그리고 외국인과 연애하는 법에 관한 글을 읽고 가슴이 많이 답답하고 속상해졌습니다.
자세한 구절구절 들은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혹 관심이 생기시는 분들만 가서 읽어보시고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한 개인을 이유없이 비방하고 욕보이고 싶은 의도는 없습니다. 읽어보시고 오히려 그의 솔직하고 자신만만함에 반하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지요.

제가 제기하고 싶은 질문은, 독일의 여성들을 관찰하며 개인적으로 감탄을 했으면 그걸로 끝날 일이지 왜 한국여성, 한국아줌마를 약방의 감초처럼 끌어들여 비하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또한 한국에 계신 분들께는 실감나게 다가오는 얘기가 아니겠지만, 그의 글 속에서 독일에 유학 중인 한국의 여학생들은 "생고무 같은 탄력있는 피부"를 가져 인기있는 사냥감 정도로 묘사가 되었습니다. 잘 읽어보면 그는 한국여성도 독일여성도 비하하고 있을 뿐입니다.

왜 그 딴게 문제가 되냐구요? 이곳을 들르시는 분들은 그런 식의 남성위주의 여성관을 홈페이지의 개인소견을 통해서가 아니라 구체적인 삶에서, 바로 곁에서 겪고 지내고 계신다구요? 그런 아직 덜 성숙한 인간의 글은 무시하는게 상책 아니겠느냐구요? 인터넷 게시판에서의 결론 없는 남성 여성 논쟁, 진부한 주제라는 것도 압니다.

다만...

전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그가 무식하고 유치하게 여성을 비하하는 언어를 휘둘러댔다면 외면하고 말면 될겁니다. 그런데 한국의 명문대학을 졸업했고 이제 유학으로 학위까지 따고 나면 귀국해서 목소리 높은 지성인이 되고 학자, 교육자의 역할을 맡게 될 사람이 그런 불균형한 여성관을 지독하도록 깊이 품고 있다는게 정말 무섭습니다. 자기 나름의 논리를 구성하여 조목조목 펼치며 절대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지 않으려는 그와 같은 사람들에게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여자'라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 걸까요. 또 감정만 앞서는 여자들이라고 흉을 잡히지나 않을지.
어쩌면 그처럼 솔직하게 글로 표현을 안해 놔서 그렇지 교육을 많이 받고 사회에서 정신적인 지도자역을 자처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한국에 비웃음 받을 만한 자존심 없는 여성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고, 독일에서 유학 중에 독일남자친구를 사귀게 되는 여성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 문제의 핵심은 그게 아닙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자기 마음대로 재판하고 냉소하고 밟아 뭉개버리는 그 폭력적인 남 성 의 언 어, 남 성 의 사 고...

그저께 우연히 그 홈페이지를 본 후, 저는 이 주제를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평생 이곳저곳에서 맞부딪히게 될지도 모르는 어려운 문제, 여성의 동반자이자 적이라는 남성, 그들이 먼저 우월한 위치에서 견고하게 쌓아올린 성 앞에서, 무력함을 느낍니다. 그들의 법, 그들의 윤리를 가르침받고 자랐기에 차라리 항복하고 순응하는게 너 좋고 나 좋고 우리 모두 편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콩트쓰는 방에 엉뚱한 글을 쓰는 이유는, 이 방의 글들을 읽다가 그토록 몸부림치며 치열하게 살아가려는 여러님들의 글이 가슴에 다가왔기 때문입니까. 그가 무슨 자격으로 한국여성을 모욕해도 되는 거냐는 질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myhome.shinbiro.com/~knura001

제 글로 인한 선입견, 가능하면 배제하시고 그냥 한번 읽어보세요. 그냥 웃기는 글 한번 읽었다고 생각하시고 상식을 쪼금 넓히셔도 되구요 (생활독일어 강의 읽을만 합니다), 혹 제게 동의하신다면 그 사람한테 메일이라도 보내 생각 좀 밝혀주세요.

참고로,
저, 탄력없는 피부를 가진 힘없는 독일유학생입니다. 독일여성에 대한 그의 관찰은 단편적이라는 저의 견해를 밝힙니다. 독일유학에 관한 소개 또한, 자신의 적극적인 경험을 밝혔기에 생동감 있고 도움되는 면 있지만 단편적입니다. 읽어보고 참고 정도만 할만합니다, 여성에 관한 언급들 제발 빼고!
이 글 아줌마생각 방에도 올릴 생각입니다. 혹시 제 글이 아컴 운영원칙에 어긋나 삭제된다고 해도 기꺼이 받아들일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