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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02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연인, 그리고 행복한 건 나~


BY 전여사 2001-03-23

한마디로 가슴이 터질 듯한 아픈 영화였다.

그러면서도 그 사랑의 크기는 도저히 무엇으로도 젤 수 없는 그것이었다.

울음을 참아내느라 애를 썼더니 머리가 아직도 띵하다.



온 인생을 첫사랑의 기억 하나로 그 뜨거운 추억을

속이 타들어 가는 줄도 모르고 가슴가득 안고 살았던 인우를 보며

그 사랑이 너무 가슴아파 견디기가 힘들었다.



이야기의 끝이 보이기 시작할때 즈음

나는 가방의 쟈크를 살며시 열어야 했다.

그리곤 바시락거리며 뭔가를 꺼내야만 했다.

그때부터 잔잔히 흐르기 시작하는 주제가의 선율에 휩싸인

두 남자의 아니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 두 사람의 행복한 눈빛.

서로의 사랑을 완성하는 가장 절정의 감정을 느끼며 그들은

다음 생에는 연인으로 같이 할 것을 약속하면서...

친구가 봤다는 곳에서는 자막이 올라가도 일어나는 사람이 없었다던

데 내가 본 동네에선 자막과 동시에 일어나는 사람이 꽤나 있었다.

`워째 이리 다를꼬~ 좀더 앉아있다 일어나면 뭔일 나나~'

나는 억제할 수 없는 느껴움으로 짝꿍에게 먼저 나가 있으라고 하였다.

얼마만의 복받침인가.

소리를 내어 울고 싶었지만 주변 상황이 도와주질 않아 나는

제일 마지막으로 나오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짝꿍 눈치도 좀 보였다.

마치 꽁꽁 가슴속에 감추어 두었던

과거의 봇물을 토해 내는 것으로 오해할까봐서 였다.

짝꿍한테 물으니 우는 사람이 나밖에 없더란다.

눈물도 메마른 동네인가...

사실 나도 나같은 사람을 고운 시선으로 봐주기 힘들었을테니...



극중 인우로 분한 이병헌은 그 눈빛 하나로 단번에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순진무구한 표정에서부터 애끓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이르기까지

그의 표정과 애절한 연기를 보고 사랑에 빠지지 않을 여자도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관객들은 그로 인해 사랑이란 열병에

전염되어 속앓이를 시작하게 된다.

여주인공 태희역의 이은주도 신선하면서도 도발적인 캐릭터답게 매력적이었다.

영화관을 직접 찾을 친구들을 위해 더이상은 언급하지 않겠다.



너무 오랫만에, 장장 11년만에 영화관에서 보는 첫 영화라 그 감동은 더 했으리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 장면도 억지 장면 없는, 한 커트도 버릴 것이 없는 매우 잘 다듬어진, 감동적인 영화였다고 생각된다.

영화를 보는 안목은 자신 없지만 올 봄 사랑을 만끽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한번 권하고 싶은 영화다.

여태는 그런 기분을 이해 못했는데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