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인터넷 싸이트를 뒤져서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찾아 듣고, 러브 오브 시베리아 영화 홈페이지를 뒤적이고 있다.
영화를 보고 이런 기분을 느낀 것이 몇 년만일까?
첫사랑에 빠진 그런 달뜬 기분이랄까...하루 종일 영화의 장면들과 남자주인공의 그 맑은 웃음이 아른거려서 난 아직도 헤매고 있다.
놀랍게도 이 영화를 찍은 남자주인공은 나이가 60년생이란다. 그런데 그 나이에 스무살 청년의 역할, 그것도 지독한 첫사랑을 하는 그런 열혈청년의 연기를 해내다니, 정말 놀랄 일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줄리아 오몬드라는 여자배우는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는 어쩜 저렇게 연기를 잘 할까..하는 생각을 하게됐다. 그 많은 여주인공의 감정 변화를 그토록 잘 표현해 내다니.
이 영화는 로맨스, 스릴, 감동, 오락 등등의 모든 장르가 다 포함되어 있지만 무엇보다 가슴을 턱 막히게 하는 것은 감동이다.
사랑에 대한 그 맹목적적인 저돌성과 명예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숭고한 지향성 등등...
사랑과 명예라... 아줌마로 살다 보니 그런 단어들과는 상관없는 시간들 속에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는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막상 이 영화에 대해 쓰자니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난감하다.
러시아 사관생도들의 위트있고 절제된 우정과 충성에 대한 감동?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그 주인공의 까만 눈동자?
순백의 하얀 시베리아 벌판이 주는 장대함?
그리고 영화 전반에 걸친 모짜르트 음악의 아름다움?
아무튼, 감동이 없는 생활에 익숙해져가는 아줌마들이여.
오랫만에 굳은 심장을 흔들어줄 영화를 원한다면 이 영화를 한번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