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30분....
급하게 큰녀석을 깨우고 화장실로 항했다.
열심히 간밤에 참았던것을 쏟아내고 있는데 나닮아서 승질급한 녀석 마구 두드린다.
"엄마 나 쉬마려워....빨리 나와...."
급하게 마무리를 하고 나왔더니만 녀석....
물안내리고 나갔다고 성화다.
어차피 금방 쌀건데 냄새도 안나는 소변인데 뭐 어떠냐 너싸고 한번에 내려라...
얄궂은 아줌마의 생각으로 떠들어대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급하면 지가 내리고 싸것지 생각하고 내일을 보는데....
물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언제깼는지 둘째녀석이 달려와 한마디 한다.
"엄마 내가 물 내렸어....이제 걱정하지마...."
걱정은 지 급하면 내릴줄 알앗지....
근데 동생이 물 내리도록 오줌 안싸고 있대?
참말로.......
아침부터 녀석에게 한방 먹었다.

오전 11시
요새는 정말이지 밥먹는게 고역이다.
며칠전 조카놈 백일 갔다오면서 음식 많이 했다고 시어머니 뒤에다 대고 궁시렁궁시렁 댔지만 싸주신 음식으로 며칠 잘 지내고 보니 이제 먹을게 다 떨어진 지금은 그때 힘들다고 그랬던게 못내 죄송시럽다.
구찮은 생각에 따끈한 국물이면 될것같아 저번에 사다먹고 남은 만두랑 떡을 넣고 끓여서 둘째녀석이랑 먹었다.
점점 게을러지는 엄마의 심정을 아는지 녀석 군말않고 잘 먹는다.
다행이다.

오전 12시
응아마렵다는 녀석을 화장실 변기통에 앉혀놓고 꼼짝없이 앉아있을틈을 이용하기로 맘먹고 다 쌌다는 녀석에게 계속 앉아있을것을 강요하고 한글카드를 내밀었다.
색깔은 아무리 순서를 바꿔대도 다 척척 알아맞추는것을 보니 다 알고있는가보다.
그 위에 까만글씨를 덮어주었다.
이번에도 척척이다.
엄마의 이 힘든 노고를 아는지 녀석이 재밋게 해주니 기분이 좋다.
아무래도 형아보다도 더 빨리 글을 깨우칠려나 부다....
섣부른 생각을 해본다.

오후 1시 30분...
어제 친정엄마가 사주신 녀석들의 크리스마스 선물......
민혁이 녀석이 보는데서 사는바람에 녀석은 포장을 했는데도 지꺼달라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배달온것을 일찍 주고 말았다.
산타할아버지가 바뻐서 조수아저씨가 배달왔다는 핑계를 대고....
다행히 배달왔을때 민준이가 방에 있었던게 다행이다.
형아거는 왜 안주냐는 민혁이의 말에 놀래서 형아꺼 안가지고 왔다고 했더만..
"아까 두개 가져왔자나....형아꺼 봤는데.....이상하다..."
오늘 유치원에 내일 산타행사에서 낼 민준이 선물을 가지고 가야한다.
울 뽀롱쟁이 민혁이가 못보게 커다란 비닐로 싸고 줄로 묶어서 선생님께 가져다 드렸다.

오후 2시
민준이에게도 미용실로 바로 오라고 하고 미용실에서 애들 머리를 잘랐다.
산타행사에다가 민준이 롯데월드 견학도 있고 이번주 7주년 맞이 결혼기념일 추카로 우유대리점에서 준 사진촬영권으로 가족사진도 찍을양 오늘 머리를 잘르러 갔다.
민혁이 녀석이야 사탕하고 책만 있으면 딴거 신경 안쓰니깐 문제없이 잘 잘랐는데.....
문제는 민준이 녀석이다.
지 아빠 닮아서 머리 잘르는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니......
왜잘라야 하냐고 따지질 않나...
"알앗어 그럼 머리 기르고 다녀....머리 안짜르면 엄마처럼 기르고 다녀야 하는데...그럼 친구들이 뭐라고 할까? 자르지 말고 기르자? 알았지?"하자
녀석 안자른다던 말이 쏙 들어간다.
어렸을때도 울지않고 잘 자르던 녀석이 눈물까지 뚝뚝 흘려가며 참아내고 있었다.
못보겠는지 우리집 해결사 민혁이 녀석 형아 입에 사탕까지 물려주지만 참을성없는 울집 큰놈 소용이 없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본모습 보일수도 없고 참을성 더 없는 이 엄마 아주 죽는줄 알았다.
그래도 녀석들에게 약속한대로 아이스크림 하나씩 안겼다.
시장이 있는 지하슈퍼로 갔었는데....
바지락을 사고 보니 민혁이녀석이 안보였다.
그래서 불러댔더니만 문방구쪽에서
"가고있자나요...."하며 주머니에다가 손까지 집어넣고서는 걸어오는것이 아닌가...
시장아줌마들 다 웃고
"저녀석 벌써 저렇게 컷어...걸어가고있자나하네...."하며 한마디씩들 해댄다.
못말리는 녀석....
아주 엄마를 갖고 놀아요....


오후 3시 30분....
늦은 아점후 요시간이 고역이다.
먹자니 금방 저녁시간이구 참자니 배고푸구...
아침에 먹다남은 만두국 국물에 찬밥을 말아 김치랑 먹었다.
민혁이 녀석도 배가 고팠는지 넙죽너죽 잘도 받아먹는다.
이렇게 매일 떼우는 식으로 매끼를 해결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정말이지 알약하나 먹구도 영양부족없고 배안고픈 그런약이 개발되면 좋겟다.
음식하는데 허비하는 시간하고 치우는데 걸리는 시간이 넘 아깝다.
맛있는거 찾아서 먹고 다니는 식도락가중에 하나지만 내손으로 해대는것도 어느정도지 매일매일의 이 중노동을 해결해줄 무언가가 그립다.

오후 4시
녀석들과 좀 놀아줬더니만 금새 어린이 프로 할시간이다.
티브이 주도권을 민준이에게 넘겨주고 나는 곧바로 나의 시간 컴에게로 갔다.
줄곧 어린이 프로 하는 몇시간동안은 꼼짝안하고 있는 녀석들이기에 마음 편하게 하고 잇었다.
그런데 허겁지겁 달려온 민준이....
조용하다 했더니만 오늘도 민혁이가?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달려갔더니만 새로산 파우더를 다 쏟아놓고서는 지꺼 다써서 그랫다고 변명을 늘어놓고있다.
이게 얼마짜린데.....
이걸 어찌해야한단 말이냐.....
주섬주섬 윗부분에걸 통에 담아넘었지만 이 속쓰림을 어찌 말로 표현한단 말인가.
오메.....열받는거....


저녁 7시.....
반찬하기 싫은 요즘....
있는 몇가지 반찬에다가 오늘은 바지락을 넣은 된장국과 민준이에게는 한장남은 돈까스를 준비했다.
한참 반찬을 쳐다보더니만 냉장고속을 뒤지기 시작하는 남편....
자신이 먹을만한 반찬이 없다는 뜻이었다.
암말않고 계란 몇개를 꺼내서는 후라이팬에 부쳐대고 있다.
삐진거다.
게다가 밥안먹고 장난만치는 아이들에게 괜히 소리나 지른다.
밥먹다가 민혁이 혼내키면 토하는데도 벌까지 세우고 가관이다.
내가 요새 좀 자기한테 신경은 못써주고 있지만 그랬다고 애들을 잡는건 너무 불합리하다.
암튼 썰렁한 저녁밥상이었다.


저녁 8시
괜히 애들이랑 나를 잡은게 미안했던지 청소를 해주겠단다.
며칠전 청소해주겠다며 청소기를 돌려댄 다음날 청소기속에서 장난감이며 색연필이며 양말이며를 꺼냈던것을 생각하자 아니다 싶었다.
요리한번 해준답시고는 부엌 전체에 기름이며 김칫국물이며 다 튀기게 해놓고 음식찌꺼기와 쓰레기를 다 섞어놔서는 일일이 분리해내게 만드는둥 설겆이 해준답시고는 물바다를 만들어 놓지를 않나 이건 도와주는것이 아니라 내 일거리를 더 만들어 놓고는 했었다.
하기싫어도 내가 하는게 더 낫지 아이고 내 팔짜야....
그래서 여자보다도 더 깨끗히 청소 잘하는 남편들 얘기해주면 몹시 분개한다.
차라리 내가 청소 다 할테니깐 애들하고 놀아주라고 했다.
일부러 벌린 작전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민혁이 녀석 오랜만에 아빠가 그림그리고 놀아주니깐 좋아한다.
애들이 자동차나 비행기 그려달라면 그냥 간단하게 그리면 될것을 아주 작품을 만든다.
무슨 설계도면을 그리듯이....
블럭으로 뭐 만들어 달라고 할때도 간단하게 가지고 놀수있게 만들어 주면 될것을 아주 블럭한통을 다 써서 커다랗고 엄청난 작품을 만들어 놓는바람에 제대로 가지고 놀지도 못하고 망가트리면 서로 싸우기나 하고 난리가 나게 만든다.
오늘도 간단하게 놀아주라니깐 나보구는 밀가루 풀을 쑤라고 하더니만 신문지 가져다가 박박 찢어서는 온천지에 신문지를 뿌려대고서는 물떠다가 박박 개고 있다.
한쪽에서 청소하며 방닦고 있는 나는 보이는건지 마는건지.....
아이구 증말....
아이들이 좋아하니 뭐라고 할수도 없고.....
내일은 탈바가지 만든거 색칠을 한다나?
물감으로 색칠할려면 또 온통 물감투성이가 될텐데......
그거 누가 치울거냐고요?

저녁 12시
애들재우고 빨래 널고 어지러진거 마져 치우고 다 끝내고 보니 자정이 넘었다.
늘어지게 자고있는 남편 자기도 나 힘들게 하는거에 한몫하고 있다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애들때문에 자는 시간이 따로 되었다지만 이제는 기다릴 생각도 않는다.
참말로 이래서 나이가 드는걸 실감하는가보다.
이제서야 조신하게 컴앞에 앉아서 내 홈페이지를 들춰본다.
며칠전부터의 피곤이 겹쳐서 오늘은 오래 못 버틸것 같다.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