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절 가출후 이틀동안 서로 묵비권으로 지내니
집안이 조용하고 속시끄러울일도 없어 평화로운데
잠깐 사이좋을때 사러가기로한 고춧가루와참기름
똑떨어젔는데 늘 단골로 사러가는곳은 차로가야
하는곳인데 집에있는반찬으로 대충때우고생까고있으니
오늘은 신랑이 갑자기 어디가듯이 .옷입고 떡하니서서
폰 열심히보고 있는 나한테 시장가야히지않냐 그러길래
어제 쿠*에서 필요한거시켜 갈필요없다카니 무안한지
휑 나가버리더라고요
꼴에 존심상해 바람쉬러갔나싶었는데
땡하고 카톡울리길래보니 고춧가루사러가자그러네요
알고보니 주차장에 내려가있더라고요
신랑이 늙기는 늙었나봐요 젊을때는 한달씩말을안했거든요
고작 이틀을 못참고 말을 거네요
후다닥준비해서 내려가니 시장쪽으로 차를 안 몰고
국수집으로 가더라고요 날도 추운데 무슨국수집이냐
밥을 먹어야지그러니 나를 씩 거들떠보더니 다시 차를
시장쪽으로 돌리더라고요
살다가보니 이런날도 오더라고요
버럭거린 자기가 반성이됐는지 오로지둘만 남은공간에
며칠말을안하니 답답했는지 국수싫어하는남자가
마음에도없는국수집을 자진해서 차를 돌리니말입니다
뭔가 짠합디다 그날은 화가 치밀었지만
저는 속이착한여자라 ㅎㅎ
신랑도 확실히 늙어서 성질은 죽었더라고요
원하는고춧가루사고 시장가서 필요한것도 사고
오는길에 식당가서 돼지고기찌게 한그릇 사먹고왔네요
살구꽃님말처럼 살살대해주기도 마니했지요
그게 쌓이고 쌓이다가 결정적일때는 한번씩
터뜨려줘야 꼬리를 내리지요
늦은점심을 먹었더니 속이든든해 저녁은거르고
신랑이끓여준 커피한잔마시고 같이티비보고있어요ㅎㅎ
하루일과중 커피는 머그컵으로 꼭 대령해줘요
그외일은 지가 다 하지요 ㅎㅎ
어쨋든 불화음땜에 부산도 다녀오고
조금은 힐링되었네요
부산은 멋있는 바다도있고 맛난음식도 많코
볼거리도 많코 이 연분홍이 그곳으로 시집을갔어야
하는데 애고 인생이 다 뜻대로 살면 얼마나좋을까요
제 처녀적꿈은 마도로스 신랑만나 가끔씩보며
부산사는게 제 꿈이였거든요 ㅎㅎ
전생에 지은죄가 많아 365일 붙어있는시부모에
그시절 다 졸업하고나니 신랑이 365일붙어있네요ㅎㅎ
참 그리고 이왕 가출한김에 어디근사한곳에 자고오지
다들그러지만 나이들어서는 잠자리도 쉽지않터라고요
내집 아니고는 당최 잠이 오지않코요
맛난것은. 소화안되어 마니 못먹고요
이뿐신발은 발 아파 오래못신고요
좋은가방은 무거워서 못들고요
때깔나는옷은 불편해서 못입고요
좋은경치구경도 마니걸으면 못가고요
그래서 늙으면. 섧다는 말이 이해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