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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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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


BY momhelp 2000-09-18



어느새 내가 엄마가 되어 벌써 40을 바라보게 되었다.
젊어서 혼자 되신 나의 엄마는 고희를 바라보는 할머니가 되어
이제 아들 딸이 잘 살기만 바라고 손주 녀석들의 재롱이나 보
는게 낙이 된 나의 엄마가 쓸쓸하게 늙어 가고 있다.


고생이란 고생은 혼자 다 짊어지고 자식들 공부시키랴, 먹고
살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나이가 어떻게 먹어 가는지, 여
자이기를 포기한 나의 엄마는 사는 것이 전쟁이었으리라. 이제
는 훈장처럼 남은 것이라곤 이 곳 저 곳 쑤시고 결리고 비만 오
면 하루 종일 누워 있어야 하는 몸 밖에는 남은 것이 없는 나
의 엄마.


나는 나의 이런 엄마를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나는 나
의 이런 엄마를 보면 화가 난다. 나는 나의 이런 엄마를 보
면 가슴이 저려 온다.


나는 이번 추석에 엄마에게 보약을 해 드렸다. 그랬더니
소박하기 그지 없는 나의 엄마는 그저 사위에게 고맙다고, 또
고맙다고 하면서도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그 위축된 엄마
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또 목이 메였다.


나는 나의 사랑하는 엄마에게 한번도 상냥하게 고맙단 말을
해 본 적이 없다. 성격이 무뚝뚝해서도 이겠지만 너무 희생
만을 했던 그래서 자기 자신을 잃어 버린 나의 엄마에게 화가
나기 때문이었다. 이제 남은 것이라곤 힘 없이 늙어 버린
자신의 몸둥이가 한스럽다고 넋두리 하는 나의 엄마에게 나는
따뜻한 전화라도 한 통 걸어야겠다.
"엄마, 나를 이렇게 당당한 성인이 되게 키워 주셔서 감사합
니다" 라고 그리고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이 되시라고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