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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평은 메밀꽃이 활짝 피고...


BY amelia 2000-09-04

옛 님의 자취를 더듬는 일은 쉽지 않았다.
부산에서 장장 6시간의 거리,
거리도 거리려니와 마음먹기가 어려웠다.

'효석 문화제'로 이름 붙인지 2회 째.
미숙한 부분이 보일 때 마다 겨우 2회니까라고 두둔 해주고.
옛 자취의 흔적이 남아 있는 때에도 환성올려 아직은 2회니까라고.

시 낭송 (강원도 출신 작가들의),
연극(모밀꽃 필 무렵-효석의 원본은 모밀로 되어 있단다),
수석전시회(메밀 꽃 필 무렵으로 엮어 가는)등
소설의 소재로 문화제를 여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송어 움키기' 대회-표현이 너무 재밌지 않은가?
돈을 내고 물속에 풀어 놓은 송어를 잡는데,
잡아도 한 마리만 잡을 수 있고,
못 잡아도 한마리는 거저 주어,
회 쳐주고, 남은 것은 바베큐숯불구이로 별미를 맛보게 하니,
송어의 발그레한 속살과 그 고소한 맛이라니...

부녀회나 농협등에서 주관하는 그 고장 특유의 음식,
메밀 전과 메밀전병, 그리고 올챙이 국수,
옛 맛과 후덕한 인심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무엇보다도 봉평읍에 들어 섰을 때,
옛날 초등학교 시절을 연상시키는 가게의 모습들이었는데,
스레트 지붕에 집이 야트막하고
앞은 유리로 된 나무문이 아직 남아 있었는데,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는 중이어서 안타깝고,
옛 추억이 생각 나 정감이 갔다.
지금은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려니...

근데 정작 메밀은 어떨까?
생각보다 좁아서 조금 실망했지만 그대로의 운취는 있었다고 말할까?
붉은 줄기에 소금처럼 흰 꽃이 핀다하여,
섹시한 꽃으로 표현한,
김주영의 '아라리난장'을 떠올려 보았다.
아직은 행사때마다 전국을 순회하는 이들에게 덜 알려졌는지,
소문만 무성한 다른 문화제랑 비교가 되었다.
이 효석의 생가에는 음식점도 겸해 사람들이 붐비고..
35세의 짧은 생애지만,
자신의 작은 고장을 위해서는 큰 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귓전에 맴도는 봉평의 주제가,
'메밀꽃 사랑'을 떠 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