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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930

택시아자씨들이 좋아하는 여자


BY 로미 2000-11-16


예전에 내가 소시쩍에, 일하러 다닐 적엔

시간을 어기면 엄마들의 곱지 않은 눈초리를 받아야 하므로

언제나 시간에 칼 같이 대기 위해서 택시를 애용할 수 밖

에 없었다.

지하철이 있지 않냐고?-- 불행히도 내가 일하는 곳은 고급 주택

가 동네라서 지하철이 잘 다니지 않았다.


밤마다 택시를 탄다는 일..그건 좀 항상 위험스러운 면이있다.

그래서 항상 뒷자리에 앉아 문고리를 쥐고 있어야 한 적도 있다.

(마늘 까러 팔려 갈지 그 누가 알랴!)

뭔 일을 했나면, 과외선생을 했기 때문이었다.

저녁 어스름이 질때 집을 나서는 나를 동네 사람들은 처음에는

수상스런 눈초리로 바라 봤다고 한다.

(아니, 내가 이 외모에 룸싸롱엘 나가겠냐구?)


아무튼 나는 버스가 오지 않을 땐 언제나 택시를 애용했다.

우리 엄마는 택시를 타면 열에 아홉은 기사를 잘못(?)만나

항상 시비가 붙곤 했지만 반대로 나는 택시를 타기만 하면

열에 아홉은 친절한 기사를 만나곤 했다.

-아저씨 청담동요, 빨리 좀요..

-알써여~~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나이 든 아자씨를 만나면 뭐하느냐고

택시를 타느냐, 어디에 가느냐 시시 콜콜 묻기 시작하는 거였다.

곧이 곧대로 불다 보믄, 내 아들이 있는디....로 시작해서

어떤 날은 사진까지 보여주는 아자씨도 생겨났다.

-아가씨 전화 해요~~

-넹~~

택시비까지 깍아 주는 아자씨의 정성을 생각해서 그 아자씨의

명함까지 받아 내렸지만 그러나 전화 한 적은 없다.

왜,,나는 이다지도 아자씨들한테 인기가 좋은 걸까?

부잣집 맏며느리같이 생겨 먹어서 일까?

시아버지 감이 좋아하면 뭘하나? 아들들이 좋아해야징~~


푸파,,,

그러다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처음 맞선을 보러 가는 날 아침

중매하는 아줌마랑 같이 택시를 탔다.

-음,아가씨 맞선 보러 가는 구낭..

-어머 아자씨 쪽집개 네여?

중매쟁이 아줌마가 호들갑을 떨었다.

(당근이지 그정도는 나두 알겠다. 가서 잘해라, 나는 로비서 돌

아간다...이 정도로 아줌마가 수다를 떨었구, 일욜날 오전에 빼

입고 호텔가는 데 그럼 뭐 하러 가겠냐구?)

-거 아가씨가 복이 있게 생겼구만..

-으...고마워여..아자씨.

(내가 젤로 시러하는 말! 흑흑..)

-미인은 아니지만 (헉!) 아주 복있게 생겼어..

내 아들이 있는 데 말이야~~ 혹시 오늘 잘 안되면 이 명함으로

전화해!

-넹.고마워여.

-아니, 이 아자씨가? 맞선 보러 가는 아가씨한테 지금 잘되라는

거예욧 말라는 거예욧?

-헉,아줌마 진정하세여..

(아줌마는, 잘 되믄 받을 돈이 있으므로 그러했다.)


아무튼 나보다 딥따 마른 맞선 보러 나온 남자를 정중하게 돌

려 보내고 다시 택시를 탔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친구랑 약속을 하고 나갔었다.)


-아자씨, 압구정동이여..

-아니 아가씨 왜 얼굴이 그래여?

-왜여?

-딱지 맞았수?

-푸,,파..

-나랑 놀러 갈래여?

-허걱~~

가만 보니깐 이 아자씨는 범죄형으로 생겨따.그렇다믄?

-아니여, 애 아빠가 바람나서 잡으러 가는 거야요.

빨리 가 주세여~~

-엉? 어디? 어디루?

-여 호텔에 있단 소리 듣고 왔는데 둘이 벌써 날랐나봐여.

압구정동 백화점에서 봤다구 친구가 전화 왔지 머예요...


아자씨는 정말,정의의 기사로 돌변을 해서

기절하게 빠른 속도로 달렸다.

택시비도 안 받고 꼭 잡아 한 대 패주고, 그리고 잘 살라고,,,백

화점 앞에 얌전히 내려줬다.

아자씨..미안해여..

친구는 내 얘길 듣고는 정말 너는 못 말리는 인간이라구 했었다.


애를 낳고 나서, 둘 씩이나 덱구 버스 탈라믄 힘들어 택시를 애

용할 때가 많았는데, 더 이상 그런 소리를 듣지는 않았지만,

유난 벌떡 스런 애들을 나무라거나 화를 내는 아자씨는 만나지

않았었다. 역쉬, 택시 아자씨들 복은 있따니깐.

그런데 얼마 전 혼자 택시를 탔는데 오랜 만에 나보구 이쁘다는

아저씨를 만났다. 타자 마자 힐끗 거리며 자꾸 봐서 신경에 거슬

렸다.

-왜 그러세여? (찜찜)

-아줌마 얼굴에서 빛이 나네여?

-???

-왜 그리 밝아보이는지...직장 다니시유? (능글~~)

-아저씨, 도에 관심 있으세여?

-왜여? 뭔 도?

-난 또,,도에 관심 있는 줄 알구요. 저랑 같이 가실래여?

아자씨 그 담부텀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차를 몰았다.

푸하하..

남편은 절대로 안 믿지만,,,이건...실화인데...흑..

내가 생각해두 불가사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