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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오브 시베리아


BY 후리랜서 2000-10-26

코스모스,은행나무,감나무,억새풀...
눈에 보이는 가을로 그렁그렁 가슴에 애틋함이 차 있을때
<러브 오브 시베리아>를 보러 갔다.
"빵!" 터지기 일보 직전의 풍선같았다고나 할까?
영화를 보면서 시종일관 웃다가,울다가...했다.


신형 벌목기 승인을 따내기 위해 러시아에 온 미국 여자
로비스트 제인(줄리아 오몬드)과 러시아 사관생도 안드레이
(올레그 멘시코프)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기둥 줄거리이다.
두 남녀의 운명적 만남으로부터 엇갈리는 사랑으로 파멸에
이르기까지,무려 3시간에 걸쳐 제인의 회상으로 이어진다.


삶을 내던져 사랑한 기쁨은 어이없게 짧고, 그로 인한
회한과 슬픔은 어김없이 길다.


시베리아의 푸르고 깊은 숲(안드레이의 영혼을 닮은)이
결국 무시무시한 미국 신형 벌목기에 의해 무참하게
베어지던 장면은 원제 'The Barber of Siberia'
'시베리아의 이발사'를 저절로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나면,
어떤 이들은 <러브 오브 시베리아>라 말하고
또 어떤 이들은 <시베리아의 이발사>라 말하기도 한다.


시베리아에서 꽃핀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에
마음이 예리한 칼로 베인듯 무진장 쓰려올때는
러브 스토리라고 간단히 얘기했다가도,
몰락한 러시아에 대한 비탄과 과거 러시아에 대한
감독의 지독한 나라 사랑을 떠올리면,
원제 'The Barber of Siberia'가
우리쪽에서 붙인 제목 <러브 오브 시베리아>를 우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