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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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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하자~!


BY 장미 2000-10-25

무뚝뚝에 극치 울 신랑이 퇴근길에 전화가 왔다.

"오늘 찌게는 뭐냐? 내 있다가 쇠주 한병 사가지구 갈게....지둘려라....이따가 한잔하자~?....."

옴마야 왠일이야 ......

근데 난 오늘 별 생각도 없는데......

얼마후 띵동~♬

증말로 설중매라는 매실주를 사가지고 들어온것이 아닌가.....

내가 잠시 컴에서 무얼 찾고 있는지라 들어온것만 반기고

별 반응이 없자 자기가 손수 찌개를 댑히더만 잔 갔다놓고

난리다.....

옆에다가는 민혁이 녀석 잔까지 갔다놓고서는 민혁이랑 대작중이질 않는가......

이기 증말 애아빠 맞어......

아무리 과실주라지만 아예 민혁이 잔에다가 매실덩이까지 하나 집어넣고서는 애가 달란다고 증말로 따
라주고 있었다. 고새를 못참고.....

뭐 내가 늦게 온 탓이라나.....

참말로 그랬다구서리 3살짜리 아들래미가 달랜다고 따라주고있는 아빠는 도대체 뭐하는 아빠냐고요...

암튼 설중매 한잔을 마셨다....

"어 이게 뭐야? 괜찮네.....맛있고만......"

"오메 오늘 술 잘 받는고만...... 한잔할맛 나네....."

정말로 쇠주처럼 쓰지도않고 달짝지근한것이 주로 레몬소주를 즐기던 내입맛에 딱이었다.......술같지

도 않은것이......

뭐 술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술 안먹겠지만 평소에 막쇠주를 잘 안하던 울 부부에게는 딱맞았다.....

그래서일까 평소 워낙에 과일을 좋아하던 민혁이 녀석 매실덩이 5개를 와자작 다 씹어먹으면서 씨만 쏙
골라 내놓고는 이제는 술까지 한모금에 쫙......(비록 쬐금 바닥에 보일랑 말랑이지만.....)

이런이런....~

녀석 눈하나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캬 맛있다 이런 표정.

게다가

"엄마 나도 술 더죠..... 한잔더죠......마니마니......"

전에도 한번 내 생일날 샴페인 마시면서 맛있다고 한잔 한뒤 귀까지 뻘개가지고 다니더만 이것이 ....

안돼겠기에 울 부부 민혁이를 속일양 술을 따르는척하며 물을 따랐다.....

바로 시원하게 원샷으로 한잔 하더만

"이게뭐야? 물이자나.....이거말구 .....술죠 술...."

안돼겠고만....도저히.....

하는수 없이 술을 쪼금 또 따라주었다...(울 민혁이 고집 암도 못꺽거덩요...)

이번에도 홀짝.....

그러더만...

"빨리 술죠 술....물 말구 술달란 말야......"

에구에구 녀석의 나보다 한술 더 뜨는데는 내가 증말 구데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것다.

우짠든지간에 울 신랑 괜히 나한테 화내면서.....

"뭐야 시간돼면 애들 알아서 빨랑 빨랑 재워야지.....뭐했어?"

아니 내가 술 사오라고 했냐고요.....

민혁이랑 먼저 술 마시라고 했냐고요.....

왜 나한테 화내냐고요......

밥이나 먼저묵고 애 다 재우고 해도 될것을 승질급한 자기가 먼저 시작해놓고서는......

하는수읍시 설중매의 달콤한 유혹을 뒤로하고 우리는 이른 파장을 할수밖에 없었다.

애앞에다 두고 안하던 분위기 한번 낼려다가 녀석이 더 난리를 치니 술이 넘아가냐고요......

이게 음료수도 아니고 병나발 불어서 빨리 한번에 바닥을 낼수도 없고.....평소에 분위기가 아니면 술

별로 땡기지 않는 나한테......참말로......

우리 부부의 입맛 다시는 소리를 뒤로하고 설중매는 아쉽게 뚜껑이 닫힌채 냉장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니 이거 주객이 전도 돼도 분수가 있지....

별 생각없었지만 간만에 한잔하자는 신랑의 말에 기대를 하고 기다리던 나에게 뜻하지 않은 호적수 민

혁이는 분위기팍팍 무너지게 만들고, 애빨리 안재웠다고 남편한테 쿠사리나 먹고, 입안에서 감도는 매

실주의 향긋함은 자꾸만 생각나고......

체 느껴보지도 못한채 냉장고 속으로 들어간 매실주만 기냥 쳐다볼뿐이었다.

"야 우리 얘들 재우고 다시 시작하자......"

좋아 기다렸다는듯이 하나씩 맡아서 우리는 방으로 들어갔다.

큰녀석 민준이는 피곤했는지 얼마안돼서 잠이 들었다.

나는 임무끝....

그러나 오늘따라 낮잠을 늦게자서 그런지 민혁이 녀석은 무어라고 아빠한테 떠들어 대고 아직 잠이 들지

않은 모양 이었다.

그래도 금새 조용해지는것 같았다.

남은 설겆이에 청소를 다 끝낼때쯤 방문이 열렸다....

그런데.....

잔뜩 기대하고 있는 내앞에 나타난건

"엄마 눈부셔.....빨랑 불꺼......"

거구 울 신랑이 아니라 눈을 찌푸리며 나온 민혁이가 아닌가.....

이기모야.....

"민혁아 아빠는?"

"음....아빠는 코자.....내가 재웠어....."

참내 기가막혀서리~

방에 애재우러 들간 울 거구 대자로 뻗어서 코 드르렁 골면서 퍼져 자고 있었다......

그래 내가 왠일인가 싶었다.

안하던 짓을 다 하구.....

우이구 내 팔짜야....

괜히 술은 사가지구 와서 사람 기분만 들쑤셔놓고 잠이오냐 잠이?

이 분위기랑은 담쌓은 잉간아~

그날도 나는 민혁이한테 늦게까지 시달리다가 민혁이 옆에서 잠들어 버렸다..

기냥......

에고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