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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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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바늘로 따다.


BY 나의복숭 2000-10-25

오랫만에 구경가고 쇼핑가고 어쩌고 하다보니까
피곤해서 남편이야 자든동 말았든동 일찍 눈을 붙였다.
어느 탈렌트엄마가 6$로 대박 터트렸단 소릴듣고
꿈에서나마 나도 그래보겠다고 한참 비몽사몽을 헤매고 있는데
옆에서 발로 툭툭친다.
(이기 뭔 신호여?)
치는 강약을 보니 대수롭잖은거 같아서 걍 잠든척...
음냐음냐 헛소리까지 해대며...
이럴때는 무지 절실한거 아닌담에야 그냥 넘어가줄낀데도
계속 툭툭 친다.
(틀림없이 뭐 시키는 발짓이라...아니면 내손에 장을 찌져라)
나도 계속 자는척...침까지 쪼매 흘리며...
"일나봐라. 일나봐"
이번에는 손으로 밀어내기까지 한다.
잘못하다간 침대 가장자리라 꽈당해서 뇌진탕 직전까지 갈
위험 소지가 있다.
"왜에"
"일나 보라니까"
"자는 사람 지발 좀 깨우지말고 냅둬요. 미치겠네"

할수없이 일어나서 뺑덕엄마 심봉사 쳐다보듯 홀기며 쳐다봤드니
"아까 삼계탕 묵은거 체했다. 바늘로 좀 따봐라"
"으이구 많이 묵을때 내 알아봤지"
할수없이 눈은 감기는데도 일나서 실하고 바늘하고
가져왔다.
실로 손가락 칭칭 동여매 놓고는
"무지 아플끼다"
겁부터 줬다.
"니가 자꾸 먹어라는 바람에 두번째는 안먹을걸 먹었잖아"
참 나...
하늘같은 서방이라고 우짜든동 힘쓰게
맹글라카는것도 죄되남.
"아얏. 야 좀 살살해라. 니손 아니라고 이러기 있냐?"
"내 맘이지"
시꺼먼 피가 줄줄 나오는거 보니 많이 체한거 같다.
활명수 갖다주고 등을 쓸어내랬드니 시원하게 내려간단다.

"이런 마누라 있슴 나와보라고 그래.
도데체 1인 몇역을 하노"
"알았다"
금방 누우면 안되니까 다른걸 하도록 유도를 해야하는데
나가서 줄넘기 100번만 뛰고 오라니까 안한단다.
참 나~~~~~~
남의 잠은 이미 다 깨어놓고선 시키는데로 하래니까
말을 안듣는다.
그리고선 하는말이
"낮에도 점심을 삼계탕 묵었는데 집에오니 또 삼계탕이라,
그러니까 체하지"
하이구 말도 우째 저래 이쁜말만 골라서 할꼬.

"그라믄 묵지 말지. 누가 묵어랬남?"
"안먹으면 니 성질에 그냥 넘기겠냐?
차라리 묵어주는기 속 편하지"
참 나... 남 들었으면 내가 천하의 악처인줄 알겠다.

날씨기 서늘해져서 꼬불셔논 쌈지돈으로
백숙을 해줬드니 우짜든동 묵고 힘내어서 존데는 안쓰고 원....
(존데---->어디라곤 말몬함)
줄넘기 100번 시키느라 온갖 야지롱 다 떨어서 겨우 실행했다.
속으로는
(으이그. 배아프면 니배 아프지 내 배아프나.
내가 와이래 답답아 글카노) 싶었지만 우짜겠남.
앞으로도 마르고 닮토록 써묵을려면
최소한 원상복귀는 시켜놓아야지 히히.
(요기 뭔 소린줄 아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