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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보다 가까운 무엇...공동경비구역 JSA


BY 러브체인 2000-10-24

내가 어릴적에...
난 북한사람들은....아니 그때당시에 표현을 빌리면 공산당빨갱이들은 정말 우리가 그리던 반공포스터 속에 종종 등장하는 머리에 외뿔이 달리고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있는 빨간 도깨비 라고 생각했었읍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이산가족찾기를 할때가 되어서야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란걸 깨달게 되었지만 내내 머리속엔 그 포스터가 잊혀지지 않는것은 아마도 나에겐 너무 먼 사람들이란 그런 의식 때문이었던거 같읍니다.


어제 남편과 함께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예매까지 하고보고온 영화...
공동경비구역JSA....

그 영화를 보면서 비로서 나는 그 포스터 속에 외뿔박이 빨간 도깨비를 잊고 우리와 똑같은 정말 하나의 핏줄로 이어진 우리 겨례라는 생각을 할수 있더군요.

때로는 정말 영화 한편이 오래동안 무의식속에 잠재되어 있던 생각 마저도 바꿀수 있다는걸 알았읍니다.
저에겐 이 영화 한편이 수십억원 들여서 치루는 이산가족상봉보다도 우릴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선 이영화는 시대적 흐름에 아주 적절한 시기에 상영되어 더 큰 호응을 얻을수 있었을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남북화해무드와 김훈중위의 사고등등 말이죠.

하지만 영화 자체 만으로도 아주 휼륭했읍니다.
적어도 어느 배우하나의 어설픈 연기력이 이 영화에 티가 되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걸로 시작해서 말이죠.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내가 그 영화..아니 그런 사실 속에 있는 사람으로 느꼈읍니다.
너무 자연스럽고 너무 편안한...

특히 송강호의 연기력은 정말 그 사람이 북한군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조차 하게 하더군요.
정말 외국의 어떤 배우들 보다도 더 좋았다고 할수 있었읍니다.
제가 여인의 향기에 나오는 알파치노의 연기력 이후로 최고의 찬사를 보내고 싶은 명배우 였다고 말하고 싶네요.

또한가지 카메라 앵글이 너무 좋았읍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그 사진...
그런 구도와 그런 표현법을 찾은 감독과 카메라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읍니다.

이 영화는 너무 풀어 보여 흐지부지하게 보이지도 않고
또 너무 비비꼬아서 보는 이로 하여금 머리 아프게 머리 굴리지 않았도 좋을 만큼
딱 그만큼만의 적정한 보여주기와 말속에 감추기를 한 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군요.
이영애가 자신의 목상처를 이병헌에게 보여주며 하던 말 한마디에 얼마나 송강호가 이병헌을 생각해 주고 있는지 알게 해 주었읍니다.

너무 무거울수 있는 주제를 코믹하게 다루어 무겁게 가라앉지 않게 해준 면도 돗보이구요.

하여간에 참 좋은 영화 였읍니다.
어느자리에 내놓아도 좋을듯한 영화 였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언젠가 정말 우리가 하나 되는날
우린 어쩌면 마음속에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허물게 될겁니다.
마음속으로 이 영화속에 나오는 이들에 대한 추모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읍니다.

이 영화를 정말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