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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415

아이들 방


BY myheart 2000-04-29


아이들이 다 등교하고 난후의 아이들방에선 따뜻한 온기가 느

껴진다.

그리고 마치 토이스토리의 한장면을 연상하듯...각기 어설픈

모습으로 멈춰버린 인형들....그 정적을 나홀로 누린다.


지들이 청소랍시고 아무데나 쌓아놓은 장난감과 온갖 잡동사니

들....

벽에는 찢어진 풍선이 걸려있다. 어제 물어보니 풍선을 가지

고 놀다가 터졌는데 터진 풍선이 너무 불쌍해서 버릴수가 없었

다고 작은애가 말했다.

무얼만들다 실패했는지 부러진 나무젓가락, 접다만 색종이들,

게임 CD 들, 뚜껑열린 풀, 아직도 안먹고 아껴둔(?) 부활절

달걀들......


아이들이 더 어렸을땐...방마다 다니며 그림을 그려놓았었다.

그림그리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어디서 동양화를 봤는지 매화

꽃비슷한 것을 그리고 그밑에 인주묻혀서 도장까지 곳곳에 찍어

놓았었다. 부모입장에서 순간적으로 화는 났지만, 두고두고 볼

수록 웃음이 나오고 즐거운 벽화였다.

나중에 새로 도배를 하면서 묻혀버린 그 그림들이 그립다.


손바닥보다 더 큰 플라스틱 딱지도 있다. 내가 어릴때 가지고

놀던 딱지와 정말 세대차이가 나네...후후...딱지가 많을땐 너

무 뿌듯해서 밤에 잠도 잘 오지않았었는데...이런 얘기를 얘네

들한테 하면 예전 어른들이 보릿고개 얘기할때 그 말이 내가슴

에 와 닿지 않았던 그런 느낌이겠지?

벽에 걸려있는 가족사진들속의 작은 모습들....벌써 이렇게 커

버렸구나.


오후엔 다시 시끌벅적한 모습으로 돌아갈 아이들의 방....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