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만났다.
청담역 3-3에서.
"여기야, 어서 타~"
한달만에 보는 그녀는 얼굴이 조금 빠진 듯하다.
요즘 밥맛이 없단다.
밥맛이 없을리 없는 그녀가 왜?
이유는 가정주부가 가정주부의 일을 안하니 소화가 안된단다.ㅎ
주말부부에 아이들은 알아서 저녁까지 해결하고 오니 잠깐은 좋았는데
요리도 점점 멀어지고 그냥 바깥놀이만 즐겁단다.
1시간 넘어 점심을 먹었는데 지금까지 먹은게 빵 한 조각과 커피 한 잔.
나를 되돌아본다.
난 아침을 꼭꼭 잘 먹는다.
아버님 덕분에? 아버님 때문에?ㅎ
그리고 과일 커피를 마신다.
남들보다 덜 먹진 않은데 살은 별로 찌지 않는다. (가끔 과식때문에 탈이나서 문제지만...)
주방에서 있는 시간도 많지만 하루에 1만보 정도는 걷자는 목표를 두고 열심히 걷기 때문이다.
하루에 한끼 먹는 그녀를 위해 예술의 전당 근처에 있는 맛집에서 두부전골을 폼나게 먹었다.
손두부로 한 두부전골이라 다른식당과는 맛이 차별화 되어있다.
오늘의 미션!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제대로 감상하기.
문화의 날이기도 한 오늘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어 감상 하기에 쾌적한 장소는 아니었지만
50% 할인된 가격으로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다는 것은 굿뉴스가 아닐 수 없다.
넘쳐나는 사람으로 도슨트가 설명하는 작품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 그녀와 다시한번 감상을 했다.
개인적으로 에드아르 마네의 '아스파라거스의 다발'과 수련으로 유명한 클로드 모네의 '팔레즈의 안개속 집'이
인상에 남았는데 그녀는 빈센트 반 고흐의 '랑글루아 다리'가 멋지다고 연거퍼 탄성을 자아냈다.
생소한 작가지만 독일작가 프리츠 폰 우대의 '정원에 있는 화가의 세 딸'도 아름다웠다.
아쉬운 것은 오디오를 대여하면 배우 이제훈의 해설을 들을 수 있었는데 둘다 대여하자고 해놓고
시간 맞춰 들어가기 바빠서 놓쳤다.
문화생활이 비슷한 사람을 친구로 둔 사람은 행복하다.
그런데 난 그런 친구가 많지않아 가끔은 혼자서 미술관을 찾는다.
함께 가자고 하고픈 사람은 관심 밖이고, 가자고 해도 은쾌히 대답하는 사람도 거의 없지만.
그녀는 언제나 오케이 한다.
고마운 친구다.
아트샵에서 인상주의 작품을 다시한번 가볍게 즐기는데 그녀가 기념품을 구매하자고 한다.
난 인상파 작품의 쿠션2개를 구입하자고 제안을 했다.
급 찬성을 하며 서로 기념으로 간직하자고 같은 것을 골랐는데
이런... 계산은 그녀 혼자서 다했다.
반칙이라고 했더니 쿠션은 자기가 네게 주는 선물이란다.
"그래 멋진 쿠션 볼 때마다 널 생각할께, 고마우이~"
묵직한 쇼파가 '랑글루아 다리'와 '트루빌의 정원'으로 산뜻하게, 멋스럽게 변신했다.
예술이란 얼마나 풍요로운 것인가
본 것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은
결코 허무하지도
생각에 목마르지도 않을 것이며
고독하지도 않을 것이다
by 빈센트 반 고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