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의 돈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예쁜 옷을 사고 세금을 내는건 의미가 없어요 .당신이 당신의 재능과 능력으로 돈을 벌고 살아가는 것처럼 나도 그래야해요. 내가 당신의 아내이기 때문에 내 삶의 모든것을 의지하고 바란다면 그건 내 인생이 아니에요. 나 역시 나의 재능과 능력으로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자유를 주세요.우리가 만난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살도록 만든 삶이 아니라 각자의 인생을 서로 도와주도록 만난 삶이니까요" - 2014.9월 -
오래도록 남편에 의지하면서 살아온 나를 되돌아보니 어느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자의 삶은 많은 부분 남편에게 의지한다. 독립적인 여자들이 이땅에 얼마나 살고 있을까. 어찌되었든 25년간 남편만 바라보고 살아온 내가 더 이상 당신을 바라보고만 살수 없다 외치고 있다. 남자들은 두려운걸까. 이러다가 “당신 없이도 혼자 살수 있어요” 라고 할까봐.
부부는 서로의 동지인며 경쟁자인 동시에 반려자이다. 서로 도와가며 상대를 끌어주어야 한다. 부부들을보면 대부분 성격이 유한 사람이 참기 마련인데 이게 오래 쌓이다보면 한쪽은 한이 생기고 한쪽은 항상 그 자리에 지키려고 한다. 사업이 도를 쌓는일이 아닌데 이쯤되면 한쪽은 도를 쌓을수도 있다는거다.
어쨌든 십년을 부부가 같이 일을 했다는건 두사람 모두 내공이 쌓였다는 증거다.
서로에게 함부로 못하는 공인의 수준까지 온거라 본다.
내공이 쌓였든 상처가 쌓였든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건 감사한 일이다.
그동안 남편에게 도움을 준것도 사실이고 많은 부분 희생한것도 사실이다.
내가 일을 그만두려하자 남편도 일하기 싫다고 말했다.
내겐 그말이 협박처럼 들렸다.
“좋아, 자신 없으면 그만둬. 하기 싫음 하지마. 여기까지 잘 왔어. 당신 역량이 이것밖에 안되다면 어쩔수 없는거야.”
같이 가면 가고 같이 안가면 안가겠다는 그의 으름장이 곧이 들리지도 않았지만 나 역시 남편에게 으름장을 놓을수밖에 없었다.
회사는 사장의것도 아니고 열심히 일한자의 것도 아니다. 자문이 필요하면 컨설팅을 받아야 하고 능력있는 직원이 필요하면 새롭게 셋업해야한다. 대표아니라 누구라도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언제까지 부족한 나와 함께 하려는 일관된 태도는 더 이상 받아들일수 없다. 회사가 발전하려면 재대로된 인력과 능력있는 인재와 함께해야한다 .
남자들에게 있어 아내는 어떤존재일까.
자신의 어머니처럼 한없이 품어줄 따뜻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인내를 가진 ‘어머니’를 가슴에 품고 사는건 아닌지. 남자들은 말도 안된다고 소리칠테지만 그들 속마음을 거짓과 가식없이 들여다보면 어머니와 아내의 모습을 닯은 비밀스런 ‘모성’이 똬리를 틀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거라는 생각을한다.
한몸으로 두 얼굴을 가진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