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도 날씨가 우중충하니 곧 비가 올것같아
엄마도 모르는 비의추억이 하나있어. 국민학교 시절이야. 요즘은 초등학교라고 하잖아
아버지가 원래 옷만들고 양말뜨기를 좋아하셨잖아
비닐 접착시키는 기계를 국제시장에서 구입하셨데
그러고선 두루마리 비닐을 사가지고 와서는 큰딸부터 치수를 재고
머리를 좀더 써서 가방까지 덮어주는 패턴을 만들어 요즘말로 희한한 비옷을 만들어 주셨어
근데 난 창피한거야
속이 다 비치는거야. 엄마는 모르지 .
요즘말로 시스루패션이얌 ㅠ
딴애들은 찢어진 우산이래도 아니면 둘이서 셋이서 꼭 붙어서 우산을 쓰고가는데.....
엄마,
아버지가 만들어준 비옷이 말이야 조금 걸어가니까 접착이 잘못되었는지
푸욱 찢어지는거야
학교가다 비를 홀딱맞고 비닐은 어떻게 할거야. 그냥 길거리에 버리고 학교로 막 도망갔어
엄마는 모르지 ?
아버지가 미웠어 날 창피하게 했으니까 . 애들은 서로 킥킥거리고....
그날의 창피가 지금도 잊혀지지않네. 아버지의 세련된 의식구조 땜에 우리모두 고생많이 했지
창피는 하였지만 난 우리 아버지가 시대를 앞서가는 멋장이시라고 생각했거든.
일본서 공부하셔서 그 지식을 우리나라에 접목 시키려하니 뭔가 아버지에게 안맞았던거야.
비만 오면 너무 앞서가는 아버지땜에 행복한 고민을 많이 했어.
지금은 비닐투명 일회용 중국산 비옷이
등산길이나 어디서나 잘 입혀져
흑백사진에다 컬러를 입혀 컬러사진을 만들어 놓고....
난 어린 마음에도 우리아부지 대단하다 싶었어.
엄마,
아버지 만나니 좋으셔 ~
나의 꿈에 그렇게도 아버지가 나타나시더니 엄마랑 나란히 하고나선 정말이지
보고 싶어도 두분다 안뵈시네....잘 지내시나보다 해
아버지 엄마 불러보고 싶어 키보드 두들기며 얘기를 걸어보네요
엄마,
엄마가 안계시다는게 너무 이상해. 받아들여 지지가 않아. 하늘나라는 춥지않지 ?
다음에 내가 전화 하거든 꼭 받아 알았지.....엄마 아버지 보고 싶어....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