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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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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키는것도 아니고


BY 새우초밥 2013-08-12

    2009.05.21.

 

   지난 수요일 밤,

   투석실에서 한참동안 tv를 보면서 투석중일때 폰이 울린다.

   내가 투석하는 병원이 있는 지하철역에서 1km 떨어진 그 선로의 지하철역사 안에 있는

   상수도 사업소에서 근무하는 친구가 밤에 웬일인지 전화를 다 했다.

   평소 시계가 6땡 하면 퇴근을 하는 친구인데 이날은 9시 넘어서까지

   회사안에서 근무중이였다고 하면서 9시10분쯤이면 퇴원을 할것인데

   내가 몇시에 투석을 마칠것인지를 질문했다.

 

     "나 9시20분이면 끝난다"

 

   이 친구가 하는 말이 그러면 지하철타고 내가 투석하는 병원으로

   3분만에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폰은 인정사정없이 끊어졌다.

 

   이 밤에 무슨 일이길래 나에게 오겠다는 말인지

   사실 이 친구 내가 투석하는 병원은 알지만 한번도 오지를 않았다.

   투석이 끝나길쯤 5분후 이 친구가 자동문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인다.

  

      "어쩐일이래?"

      "내가 뭐 좀 사줄려고..."

 

   사랑하는 친구가 맛있는거 사준다는데 이쯤되면 어떤 동화의 노래가사처럼

 

      "신난다 재미난다 ...." 이런식으로 만세를 불러야 정상이 아닐지

 

   내가 투석하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던 이 친구가 하는 말~!

 

      "힘들겠다...4시간동안 누워 있으면...피곤도 하겠고"

      "아니 전혀~그냥 tv보고 신문보고 간호사하고 농담도 하고

       4시간동안 힘들다고 하면 힘들고 재미있다고 하면 재미있고

       여기 안에서 크게 웃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사람은 말이지 즐겁게 시간을 보내야되"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정문쪽으로 나왔다.

  

      "뭐 사줄건데?"

      "지난번에 그쪽으로 가자"

 

   이 친구가 말하는 그쪽이란 2년전 어떤 친구가 대구로 이사를 가는데

   환송하는 자리에 갔는데 일식집이였는데 바로 그 집이였다.

  20분동안 걸어서 두번째로 가보는 일식집에서

   이 친구는 여러가지 음식을 시킨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새우튀김부터 여러가지 음식을 먹어보는데

   그렇지 않아도 어제 평소 말이 잘 없는 간호사에게 이런 말을 했다.

 

     "저기 요즘 뭘 먹으면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요?"

     "글쎄요~~"

 

   이 친구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화제를 다른것으로 바꾼다.

 

     "요즘도 친척집에 갈때 호박을 가져가나?"

     "호떡? 물론..."

 

   어린시절,

   지금은 해운대 신시가지에 거주하시는 둘째 고모부는 건설쪽에서 일하시는데

   가끔 우리 집에 오실때마다 그때 한참 유행하던 과자선물세트틑 사오셨다.

   L 제과의 과자선물세트 뚜껑을 열어보면 과자부터 사탕까지 있는데

   그때 나는 고모부님의 그 사랑을 내 마음속에 나도 모르게 심었다.

   그리고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고모부집이나 다른 집에 놀러가면

   빈손으로 사는것이 아니라 둘째 고모부님 집에는 사촌들이 있기에

   집 근처에서 팔고 있는 호떡을 가져가고

   밀양에 사는 첫째 고모부님 집에 갈때는 사돈 할머니 생각에

   쇠고기 만원어치를 가져가는데 사돈 할머니가 쇠고기국을 맛있게 잡수시라는

   그런 의미다.

   나에게 부모님은 친척집에 갈때 뭘 사가져가야 한다는 그런 말씀은 없었다.

   그런데 호떡을 가져가고 쇠고기를 가져가는것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까.

 

     "그건 말이지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눈으로 배우고 귀로 듣은것이 중요하고

   손으로 실천하는 것이 너무나도 좋은...

   나는 늘 생각을 하는데 나이 40의 나이에 지금도

   나는 친구 집에 갈때도 꼭 뭘 하나를 가져가는데

   그것이 나에게는 지금 마음대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니까

 

   물론 나중에 연인이 생기면 그쪽으로 행복이 옮겨갈 수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