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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98

10월11일-마음 울렁


BY 사교계여우 2015-10-11

10월11일-마음 울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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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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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의 한 건물 벽에 내걸린

도종환의 ‘단풍 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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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만 봐도 빨갛게 타오를 가을산이 연상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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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작은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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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이 마지막 향연을 할 채비를 마쳤다.

성질 급한 몇몇은 벌써 울긋불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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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발길이 닿는 곳도 많고

눈길을 붙잡는 곳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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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기침체의 여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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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보다 국내 여행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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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에서 사과 따기 체험을 하며

수확의 즐거움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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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에서 토실토실한 알밤을 줍다 보면

마음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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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민둥산의 드넓은 억새풀밭은

상념에 젖기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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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어 좋은 날.

출렁이는 억새밭 은빛 물결.

황혼녘 서걱대며 속울음 삼키는 황금갈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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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는 민둥산 허리나 들길에 자라는 풀.

갈대는 강가나 바닷가 습기 많은 곳에 사는 물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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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불어 은빛물결이더니, 황혼 녘엔 황금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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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눈부신 가을 햇살에

피와 살을 말리며 진한 슬픔을 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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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바람에 뼈를 씻어 속을 비우고,

끊임없이 흔들리면서도 쓰러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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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와 갈대는 ‘바람의 사리’다. 

 

너희들 참 외로웠구나.

그래서 훨훨 자유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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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을 텅 비워서 더욱 꼿꼿한

대지의 ‘미라 꽃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