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1일,월요일-봄, 주위가 산만해지는 계절
산과 들에, 병아리 부리처럼
쫑쫑쫑 돋아나는 봄의 새순들.
개나리 가지 끝마다 파릇파릇 물이 올랐다.
부풀어 오른 목련꽃 몽우리 언제 터지려나.
문득 코를 간질이는 그윽한 향기.
꽃밭 구석의 천리향 말없이 웃고 있다.
‘어떠한 소리보다/아름다운 언어는/향기//
멀리 계십시오/오히려/천리 밖에 계셔도/가까운 당신’
(이해인 ‘천리향’)
오늘 아침에는 남편이 귓등에 볼펜을 꽂고
“볼펜 못 봤어요? 그거 비싼 건데”라고 물었다.
황당한 표정으로 볼펜을 찾아 준 뒤
“당신 요즘 건망증이 너무 심해요”라고
핀잔을 주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정작 나는 휴대전화 대신 TV 리모컨을 들고 나왔다.
봄. 주위가 산만해지는 계절.
봄철 분실물은 다른 계절보다 갑절 정도 많다.
쫑쫑쫑 새순이 돋아나는 봄날.
실수하지 않으려면 집중 또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