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6일,목요일-경칩(驚蟄).
눈을 감으면, 사방천지 개굴개굴,
개구리 수다 떠는 소리.
저마다 땅 밖 세상에 나가,
하고 싶은 일 떠들어댄다.
“우린 서로 심장에 남은 동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까.”
다디단 봄볕.
봄 처녀 아지랑이 나풀대며, 들길 따라 까르르 오신다.
참 아름다워라. 또 한세상이 이렇게 열리고 있구나.
모든 것은 땅 위에 있다.
숨어 있던 벌레가 기어 나오니(蟄), 말이 놀라 펄쩍 뛰는(驚) 날.
겨울잠 자던 개구리도 기지개를 켠다.
하지만 요즘 개구리들은 경칩 훨씬 전에 잠에서 깬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2월 평균기온이 오른 탓에 철모르고 밖에 나왔다가
꽃샘추위에 얼어 죽기도 한다.
다행히 당분간 그런 일이 없을 듯.
전국이 포근하겠다.
‘개굴개굴’ 울음소리, 봄비 타고 흐르는 날.
아무리 추워도 봄이겠거니.
일단 봄을 맞으면 지조(?)를 지켜야 한다며
핑크색 봄옷만 고집하다 올 것이 왔다.
감기다.
그것도 가장 채신머리 없는 코감기.
밥 먹다가도 훌쩍, 키보드 치다가도 훌쩍.
목소리는 섹시하려다 만 코맹맹이.
추위는 꽃만 시샘할 것이지,
‘봄 처녀’ 위신까지 꺾었다.
그래도 마음에 든 봄바람은 어쩌지 못한 듯.
괜히 신나는 목요일이다.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