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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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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5일,월요일-벗는 나무,껴입는 사람


BY 사교계여우 2013-11-25

11월25일,월요일-벗는 나무,껴입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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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칼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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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자작나무들은 얼마나 추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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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긴 종아리가 슬픈 여자’(최창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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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녀린 나무들이 한데 모여

거대한 백색공화국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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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한설 겨울의 최전선에서만 사는

은백색의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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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옥양목 맨살 드러낸 채

 ‘얼음 숲을 밝히는’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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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닥터 지바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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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을 감싸던 순백의 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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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이샤먼들이 그 껍질로

 ‘별 담는 주머니’를 만들었던 ‘은 싸라기 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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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얼굴로 겨울을 지키는

그 모습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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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어 옷 훨훨 벗어버린 나무 성자들.

허파꽈리 같은 줄기 모두 드러내놓고,

 대책 없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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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한 잎 질 때마다

겨울이 한발 한발 오는 줄 알았지만,




 

막상 다 지고 나니 뼛속까지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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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겨울 무거운 눈 덩이

주렁주렁 매달지 않아서 다행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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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자식들 키우느라

허리 꼬부라진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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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그분들 걱정에 마음 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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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고 차가운 바람불어도

앙상한 나무가지에 매달린 등불하나만으로도 따듯해질수 있는

겨울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