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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9일,목요일-비와 함께 여름이 간다


BY 사교계여우 2013-08-29

8월29일,목요일-비와 함께 여름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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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우리를 괴롭힌 건

‘더위’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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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하루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고치에 오르는 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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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급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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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어김없이 가을을 재촉하지만,

여느 때처럼 건조한 가을은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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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할머니 두 분이 투덜투덜.


“요새 날씨가 이상햐.”


“글게 말여. 환허다가두 갑자기 비가 솔찮이 쏟아진당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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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이러믄 다리가 쑤셔.”


“다리 아픈 사람만 (버스에서) 앉아 가고

성한 사람들은 다 서서 갔으믄 좋것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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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 찬 버스 안에서

킥킥 작은 웃음이 번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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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우산이 거의 매일 출동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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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가 잦아들 때쯤

가을이 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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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간 붉은 꽃을 피운다는

백일홍(百日紅)은 억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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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꽃을 매달기 시작해

강한 폭풍도, 뜨거운 햇살도 다 견뎌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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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8월 말,

여름을 보내며 들판을 붉게 뒤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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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성복도 

‘그 여름의 끝’이라는 시에서 백일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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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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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처럼 굳건히 여름을 견딘

당신에게 반가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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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비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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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