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에 일을 마치고 들어와 잠시 새우잠을 자다 눈을 뜨면
아내는 아이의 밥과 가방 그리고 입고 나갈 옷을 챙겨놓고
출근한 이후입니다
아들녀석 혼자 세수를 하고 차려진 밥상에 앉아 밥을 먹고
나는 늘상 그렇듯이 화장실로가서 면도와 샤워를 합니다
문득 거울앞에선 낯선남자
불과 몇달 사이에 머리숯도 많이 줄어들고
여기저기 없던 점들도 생기고, 얼굴은 삐쩍 말라 검고 초라한 그 남자
아무리 봐도 매력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눈만 퀭하니 살아있는 쓸쓸하고 빈곤한 중년의 그남자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집니다
날마다 같은 일상을 아둥바둥거리면서 지내지만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이 없는 하루하루의 일상 속에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중년의 그남자가 ..
바로.. 그 누구도 아닌 ... 나~?
아내에게 멋있게 보이려고 혼자서 거울엎에서
머리에 빗질도 하고, 드라이도 했다가도
다시 샴푸로 머릴 감았던 그 때 그시절의 그 남자는 지금 어디로 갔는지...?
가을비 내린 어느날..
중년의 아침은 그렇게 자신을 부정하는 마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아내는 아직도 이런 중년의 내 모습을 사랑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