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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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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4


BY 인이 2014-03-09

 

그를 떠나 보내놓고 어느 정도 심신의 안정이 찾아든다.

그의 유품들을 정리를 하였다.

구입해 놓고 한 번도 착용하지 않았던 옷가지 몇 벌을 포함하여 입었던 옷

그리고 두세 번 신고 모셔만 놓았던 구두

꼬깃꼬깃한 종이에 무언가를 빽빽히 적어 놓은 글종이들

정리를 하다 보니 내 옷보다도 그의 옷들이 더 많았다. 참... 열심히도 사다주었었지..

그때마다 그는 입이 바소쿠리가 되어 좋아했었고. 그래서 나는 더욱 그의 옷을 사는 즐거움에 쇼핑하는 횟수가 많았었지.

그러나.. 이제는 성인 남자의 옷들을 쇼핑할 일이 없어졌다..

차곡차곡 박스에 그의 유품들을 담아 밖에 계단에 쌓아놓고 그가 늘 상 앉고 누웠던 소파와 그의 전용 옷장 그리고 책들도 모두 꺼내어 내었다.

이사하는 집 저리 가라할 정도로 집안이 어수선하니 복잡해졌다.

고물상에 전화를 걸어 가져가라고 하니 물건이 무엇이냐 얼 만큼 있느냐고 묻는다.

대답을 하자 바로 10분도 안되어 도착하여 수거해 간다.

조금 휑해진 집 안..

다음은 무엇을 할까?

그렇지,, 그가 아픈 몸으로 농사를 지은 곡식들이 있었지. 말린 고추.. 들깨.. 콩.. 은행..

통풍 잘 들게 베란다에 못을 박고 걸어 놓았던 곡식들을 꺼내어 보았다.

어쩜.. 이럴 수가 .. 곡식이 모두 썩었다.

햇빛에 쨍쨍 말려서 보관하였던 곡식들이 어떻게 이렇게 썩어 버릴 수가 있을까..

해 마다 똑 같은 방법으로 곡식 농사를 지어 보관해왔었는데 그때는 전혀 썩은게 없었건만

올해는 골라 낼 수가 없을 정도로 모두 썩어버렸다.

시누이한테 전화를 하였다

-고모, 이 사람이 농사지은 곡식들이 모두 썩었어요~-

-그래? 이상하다 얘! 나도 말린 고추와 들깨. 콩. 은행들이 모두 썩어서 죄다버렸는데

그 애가 가면서 자기가 농사지은 거라고 가져간 것일까? 정말 별일 다 있다. -

참 별일 다 있다며 고모와의 전화를 끊는데 그때 갑자기 거실 천정의 등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무슨 일인가 싶어 현관문을 열고 옥상으로 재빠르게 올라갔다.

옥상에는 아무도 없었고 물기조차도 없다. 햇빛은 쨍쨍 눈이 부시다.

맨 위층에 있는 집이라서 우리 집 바로 위는 옥상이다.

그런데 거실 등에서 카페트가 흥건히 젖을 정도로 물이 떨어졌다.

누전이 되어 화재라도 일어날까봐 무서워 얼른 전기 차단기를 내렸다.

그래도 여전히 물이 그렇게 뚝뚝 떨어지더니 그친다.

정말로 이해 안 되는 현상들을 겪으니 머릿속이 혼돈이 온다.

썩은 곡식들을 모두 버리기 위해 주섬주섬 담아 놓고 어질러 놓은 채 작은아이 방에

들어가 컴퓨터에 앉았다.

음악을 듣는다.

‘그래 이렇게 아무것도 이해가 안 되는 현상이 올 땐 음악이 최고야.~;

얼마나 듣고 있었을까...

갑자기 의자가 기우뚱 하였다. 그리고 내 몸이 바닥으로 쓰러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하마터면 크게 다쳤을 텐데 다행히 손만 삐었다.

의자에 앉아 애들처럼 몸을 비비적거린 것도 아니고 그냥 얌전히 앉아 있었는데..

물론 의자에 이상도 없었다.

그때 딸아이가 자기 방에서 나오더니 나를 향해 말을 한다.

-엄마! 나, 방금 아빠를 보았는데 아빠가 냉장고 문을 열어보고 각 방 마다 문 열어보더니

뭐라고 웅얼웅얼 하면서 화를 내었어. 그리고 엄마를 쳐다보았는데 그때 엄마가 앉은 의 자를 확 밀어버리는 거야 -

- 뭐어?? 정말로? -

- 응 -

더 이상 무어라고 말 할 수도 생각 할 수도 없었다.

믿기지 않은 현상

아니 믿을 수가 없는 현상들이다 이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