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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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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아지트!


BY 시냇물 2013-05-29

 

우리집에 나만의 아지트가 생겼다

 

물론 지금 살고 있는 4층에도 내 방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야말로 나만의 공간은 아닌지라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옥상은 그야말로 내 세상이다

 

나는 TV를 잘 안 보는데 남편은 오로지 사극 보는 재미로

 

TV를 보는지라 가끔은 TV 소리가 소음으로 들릴 때도 있었기에

 

음악을 듣는 일은 거의 없었다

 

제일 먼저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 책꽂이 맨 아래 칸에서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던 미니 오디오를 꺼내 옮겨 놓고는

 

그동안 듣지 못했던 음악을 틀어 놓고 조용히 책상에

 

앉아 있노라니 어찌나 좋던지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안났다

 

그동안은 남편의 창고겸 온갖 연장들로 어수선하고

 

지저분했던 옥상을 우리가 시골에 가게 되면 지금 사는 곳을

 

세를 놓게 되면 우리가 서울 왔을 때 지낼 곳이 마땅치 않은지라

 

남편이 시간나는대로 미리 조금씩 손을 보다가 지난 주에

 

둘이서 도배와 장판을 마무리 하니 아주 훌륭한 공간으로

 

탈바꿈 되었다

 

이런 걸 환골탈태라 하던가?

 

하나씩 필요한 것들을 챙겨 그 공간을 채워가려니

 

새록새록 재미가 난다

 

마치 새 살림을 차리는 기분이랄까?

 

어렸을 때 생각도 난다 그때는 식구들이 부모님 한 방,

 

우리 5남매가 한 방을 썼으니 내 공간을 갖는다는 건

 

그야말로 꿈같은 일이었기에 부모님이 다락을 방처럼 꾸몄을땐

 

어찌나 좋던지, 하루종일 거기서 나만의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새롭기만 하여 어렸을때로 돌아간 느낌도 들었다

 

나름대로 요모조모 꾸미고 있자니 질투가 났는지 남편 왈,

 

"왜 당신 공간만 자꾸 만드는 거야?"

 

"이게 왜 내 공간이야, 우리 공간이지?"

 

라고 말은 했지만 내심 내 생각은 달랐다

 

사실 남편이 늘 집에 있으니 친구를 부를 수도 없고

 

또 모임을 할 수도 없는데 마침 이런 공간이 생기고 보니

 

친구들도 불러 수다 떨면서 차도 마시고 싶고

 

우리집에서 모임도 가져 보고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 오른다

 

사진으로 이걸 본 친구는

 

"부럽다, 너의 카페가 생겼으니 축하해. 초대 좀 해 봐!"

 

아마도 여자들의 로망이 아닐까?

 

그야말로 여자들만의 오붓한 아지트를 갖는 건.....

 

조금씩 꾸며 가는 나만의 아지트에서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갈까?

 

따로 또 같이의 심오한(?) 내 뜻을 남편은 알런지!!!


  (아직 더 꾸며야 하지만  내 손길이 가니 애틋한 나의 아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