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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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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빗물처럼...


BY 시냇물 2013-05-09

 

며칠 전 여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기가 요즘 여자옷 판매 일을 한다며 이번엔 우리집

 

가까운 곳으로 나왔으니 한 번 오라는...

 

그렇잖아도 전화가 올텐데 하며 기다렸기에 은행에서 10만원을

 

찾아 집을 나섰다

 

정식 매장을 갖고 하는 것도 아니고 길거리표 저렴한 옷이고

 

엄마들이 크게 부담없이 입을 수 있는 옷들이라기에

 

한 번쯤은 가야할 것 같았다

 

알려준대로 찾아가니 시장 끝에 아파트 담벼락 밑에서

 

행거 몇 개 놓고, 좌판 놓고 이것저것 옷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 순간, 마음이 이상해졌다

 

왕년엔(?) 잘 나갔었는데 나이 들어서 왜 이리 됐을까 싶어...

 

자식도 없으니 제부와 둘이 힘합쳐 알뜰살뜰 살면

 

오죽 좋으랴 싶은데 어디 그게 내 마음과 같은가?

 

둘러보면서 차근차근 살펴보니 그 중 쓸만하게 보이는

 

옷들도 있길래 내가 입을만한 것을 몇 개 고르니 거의

 

10만원 가량이 되었다

 

내딴엔 도움이 되려나 싶었는데 동생 얘길 듣고보니

 

하루 판매량에서 20%를 자기가 받는다길래

 

하루에 10만원 벌이라도 되려면 50만원어치는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내가 잠깐 함께 있는 동안에도 길거리를 지나 다니는

 

내 또래나, 더 나이 들거나 한 주부들이 관심을 보이며

 

이것저것 살펴보고 부담없이 옷을 사기도 한다

 

비싼 브랜드 옷을 입기엔 서민들 입장에선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니까!

 

나부터도 백화점과는 담을 쌓다시피 살고 있으니

 

그 심정이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동생 성격이 더불더불하여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하면

 

그럭저럭 해나가련만 이 일은 또 얼마나 견뎌낼지 하는

 

의문도 들어 마음이 편칠 않았다

 

오늘도 저녁때 약간 술에 취한 듯한 목소리로 내게 전화가 왔다

 

요즘 날씨도 변덕스럽고 비가 자주 오니 아마도 장사를

 

자주 못 나간 모양이다

 

에구, 이제 낼 모레면 자기도 60을 바라 보는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언제쯤이면 동생의 불안한 생활에 안정이 찾아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