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가 인기라는데
어제 치과를 다녀오면서 갑자기 "영구 없~~다"하던
머리에 땜통을 붙이고 띠리리리 하는 영구가 생각났다
앞니가 빠진 영구처럼 나 역시 윗니가 속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을때면
마치 이가 없는 것처럼 꺼멍게 나오는 게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기에....
꼭 영구같이 보여 사진 찍을 때마다 무척 신경이 쓰였는데
벼르고 별렀든 남편의 치과 진료에 따라갔다가 아픈 어금니도
치료하면서 나의 오랜 숙원을 풀고자
"여기 쏙 들어간 이를 고칠 방법이 있나요?"
선생님은
"아, 그거 고칠 수 있죠? 위에다 붙이면 되겠네!"
하는 속시원한 대답을 해주시는 거다
이 어찌 구세주와 같은 반가운 소리가 아니던가
50중반이 다 되도록 활짝 웃다가도 나도 모르게 이에 신경이 쓰여
입을 다물곤 했던 기억들이 새삼스럽다
오늘 치료는 쏙 들어간 이에 붙일 본을 뜨느라 기존의 이는
갈아서 임시방편으로 대체하는 이로 붙이고 돌아왔다
선생님이 거울을 보라시길래 기대감으로 들여다 본 순간
그토록 바라던 모습인 가지런한 앞니가 된 게 아닌가?
나도 모르게 자꾸 웃음이 나온다
이렇게 간단한 걸 치과에서 한 번 물어 보지도 못한 내 무지가
한스러웠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마침 운전석에 있는 백미러가 보이길래
자꾸 "이"하면서 입을 벌려 확인을 해봐도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지금 제대로 이를 다 붙인 것두 아니고 임시방편으로도 이렇게
내 마음이 흡족한 데 정상적인 이 모양을 해 붙이면 얼마나
근사할까?
보고 또 봐도 신기한 내 앞니들이라니....
아, 신묘년 새해엔 이를 해 넣은 기념으로라도 하하하
더 신나게 많이 웃고 살아야겠다 ㅎㅎㅎ
얏호, 드뎌 숙원이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