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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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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좀 일으켜 줘!


BY 시냇물 2010-03-29

 

비가 그친 뒤의 아침 햇살은 눈이 부실 정도로 환해

차마 하늘을 올려다 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렇게 햇살은 눈이 부신데 나는 눈물겹다는 아우성이

절로 나온다.

 

세상을 살면서 남에게 큰 피해도 주지 않았고, 거창한 소원도

품어보지 않았는데 언제나 현실은 유독 내게만 가혹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 지 이제 두 달이 되어간다.

큰 자본 없이도 내 경험과 그동안의 노하우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시작을 했는데 갈수록 벽에 부딪치는 느낌이다.

 

일단 가장 크게 부담이 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생활을 내가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입장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희망에 부풀어 발걸음에 힘이 실리곤

했는데 이제는 하루하루가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도 있는데 나만

바라보고 있는 두 아이만 생각하면 등골에 식은땀이

흘러내려 이런저런 내색을 할 수조차 없다.

한창 어려운 시기에 내가 상황 판단을 잘못한 건지 아닌지

하는 회의가 자꾸 들어 아침이면 정말 눈을 뜨기가 싫어진다.

 

내가 아니면 누구도 생활을 책임져 줄 수 없다는 데서

아득한 절망감을 느낀다. 그전에는 내 책임으로 우리 가정을

꾸려 간다는 것에 대해 남다른 자부심을 가졌는데...

그럴 때마다 아이 둘을 보면서 애들 아빠가 있었으면

상황이 조금은 달라자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먼저 간

사람만 야속해질 뿐이다.

 

지금껏 아이 둘과 살아오면서 누구에게도 부끄럽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사람들의 생각없는 말 한 마디에 상처를 입고

자존심을 여지없이 구길 때마다 혼자 사는 것도 억울한 데

없는 것이 무슨 죄냐고 묻고 싶은 마음 간절해진다.

아니 지금껏 나는 이런 세상의 편견이 싫어 나만의 울타리에서

지내온 탓에 더욱 쉽게 상처를 받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혼자 살아가는 것도 어느 날 내게 느닷없이 닥쳐온

일이기에 그런 일이 사람을 가려 가면서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라도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일이기에...

 

내가 세상 소풍 끝내는 날 애들 아빠를 만났을 때

두 몫을 하느라 힘들었다며 위로를 받고 싶다는 소망아닌

소망을 지니고 있다.

내가 세상과 이렇게 힘겨운 싸움을 하는지도 모르고

그는 하늘에서 지금쯤 행복할까?

 

누군가 날 좀 일으켜 주며

"그래, 힘 내, 너는 지금 잘하고 있는거야. 아니 더 잘 할 수 있어."

라는 말이면 충분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