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 잘 치뤘다고 푸~~욱 쉬라는 건지, 봄비가 내린 월요일이다
잡아놓은 날은 잠깐 온다더니
어제 드뎌 큰 딸 아이 결혼식이 있었다
작은 딸 아이 결혼식후 3개월여 만이라 참말로 초대하는 손님들에게 미안함도 많았다
무슨 고지서 받듯 여기저기 청첩을 하는 게 조금 속보이는 것 같아서...
아침부터 세모녀는 서둘러 미용실로 향했다
다들 초췌한(?) 모습으로 들어섰다가 미용실을 나설 때는 완전 딴 사람으로 무한변신을 하니
집과 여자는 꾸미기 나름이라는 말이 하나도 틀린 게 아니었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익숙하다 싶었는데 많은 하객들 앞에 나서는 일은
긴장되긴 매한가지였다
작은 아이때는 경황없이 치르느라 정신없었는데 큰 아이는 내가 정신적으로, 마음적으로
많이 의지를 하고 산 탓인가, 시작부터 눈물 바람이었다
아이를 보기만 하믄 가슴이 시리면서 마음이 짠해지면서 눈물이 자꾸만 나와
주례사가 계속 되는데 연신 눈물을 닦아 내었다
축가를 부를 때, 아이와 눈을 마주칠까봐 서로 피하며 저도 나도, 눈물을 닦느라 바빴다
우리와는 대조적으로 사위는 연신 싱글벙글 얼굴에 웃음이 떠날 줄을 모른다
그렇게나 좋은지 벌어진 입이 다물어 지지가 않았다
평소에 친구들 사이에서 몸짱이라고 자랑을 많이 했다나....
그 체력테스트를 하겠다는 사회자의 짖궂은 진행에도 사위는 딸 아이를 무려 6번이나 번쩍번쩍
들어 올리며 힘차게 외치는(나중엔 목소리가 안 나왔지만 ㅋㅋ..) 모습에
나를 울다가, 웃다가를 하게 만들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어제는 공항근처 호텔에서 묵고 방금 보라카이에 잘 도착했다는 아이들 전화가 걸려왔다
들뜬 목소리가 그야말로 신혼여행이라는 걸 실감하는 눈치이다
"그래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잼있게 지내다 오너라!!!"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운 사위와 딸 아이가 부디 행복하게 잘 살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