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이 우릴 믿고, 자신들의 건강을 우리 손에 맡겼잖아.”
“언제요?”
ㅋㅋ
“언제긴, 아까 그래서 책임진다는 약속으로 우리가 돈 받았잖아.
그러니까 우린 손님들의 건강관리사란 마음으로
깨끗하고 좋은 음식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거지.”
요즘 아이들 아까운 게 없다고 어른들은 타박하지만,
수도세 내고 자란 우리 한국 아이들은 의외로 물을 아끼는 걸 본다.
“물 아끼는 집의 음식이나 식당에서는 공짜로 줘도 먹으면 안돼…
자고로 음식점 개수대는 항상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야 안심하고 먹을 만 한 곳이지……”
어떤 일을 배울 땐 신속함보다 정확하게 배워야 해..
정확하게 천천히 하다보면 습관이 되고 신속은 저절로 이루어 지는 거야.
그러면 정확하고 신속하게 할 수 있지.
어떤 일을 해도 내가 한 일을 누군가 다시 손댈 필요가 없도록 마무리를 깔끔하게 해야 해…
그 습관은 훗날 사회생활에서 선배, 상사, 동료들 사이에 절대 신뢰가 되어 무슨 일이든
“그 사람이 한 일이라면 믿을 만 해….”
이 한마디는 어떤 학력과 화려한 프로필보다 인생의 성공 자산이 될거야….
설거지는 큰 것부터, 기름이 없는 것부터, 가벼운 것부터….
도자기 컵을 뒤집어 받침에 문지르면 칼은 급한 대로 쓸 수 있고
두부는 맑은 찬 물에 담궈 둬야 제 맛을 오래 유지하고…
먼저 들어 온 재료는 먼저 사용하는 선입선출이 모든 물건 저장법의 기본이고…
물을 만지려면 귀찮더라도 꼭 고무장갑을 끼고 해….
조금 오래 할 땐 안에 핸드크림 바르고 면장갑을 끼고….
일을 많이 한다고 거칠도록 팽개치는 건 바보야.
피부는 한번 노화되면 회복되기 어려워…
여자는 일을 많이 해도 자기 몸을 아끼고 가꾸는 게 습관이 되어야 해…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아르바이트나 일을 해보지 않은 우리 한국 아이들....
쌀은 하얗고 깨끗한데 왜 씻냐고 묻는 아이들과 일을 하는 나는
철없어 보이는 딸에게 살림 가르치는 친정엄마 마냥
잔소리 같은 가르침, 가르침을 빙자한 잔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단시간 효율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한 ‘왜' 이유 설명하며
그렇게 다짐하고 가르쳐도 ‘세니타이저’라는 소독액을 맨손으로 만져서
벗겨진 손바닥 쓱쓱 비비며 씽긋 웃는 철없는 아이들을 보며
나는 또 사랑할 마음을 되새긴다.
‘야, 엄마한테 전화해서 돈 내시라고 해.
돈 주면서 가르쳐 한국으로 보내니까
엄마한테 수강료 받아야 공평하잖아?”
5월의 첫 날, 친구처럼 동생처럼 딸처럼 그렇게 정든 소연이가 뉴욕으로 떠나고…
지난 해 알버타로 다시 한국으로 그렇게 잔소리를 해서 가르쳐 보낸 한국 아이들만 일곱?
잔소리도 애정이 있을 때 한다는 말처럼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도 아니고 싫으면 안 보면 그만이긴 하다.
그렇게 잔소리로 단기간 훌쩍 어른스러워 진 아이들을 떠나 보낼 때마다
한 사나흘 가슴앓이를 한다.
가르침을 핑게로 아이들에게 배우는 게 더 많은 내게
어버이 날 아침 직원들 중 막내인 희윤이가 엄마 선물사면서 함께 샀다며
작은 포장 가방 하나와 카네이션 두 송이를 불쑥 내민다.
열어보니 내가 좋아하는 밤색계열 크리스찬 디올 샤도우가 들어 있다.
“벼룩이 간을 빼 먹지 너 돈 얼마나 번다고 꽃이나 사지, 왜 이렇게 비싼 거 사왔어!!!”
흐이그~ 고맙다는 말을 해야지. 기껏 한다는 말까지 엄마들을 빼다 박았다. .
“매니저님은 밴쿠버 엄마잖아요….”
ㅋㅋㅋㅋ
잔소리 한 보람인지, 가르친 보람인지…
어린이날, 어버이날, 구정, 추석,생신, 생일, 졸업, 결혼, 아이 돐, 연말….. 주기만 했고
앞으로도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이런 날도 있다.
그 마음이 고맙고 고마워서
밥 사먹이고 다른 구실 붙여 화장품 값만큼 챙겨 주고…
계산상 배보다 배꼽이 더 컸을지라도 하나도 아깝지가 않았다.
더 많이 많이 해주고 싶은…….
엄마들의 마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