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부족한 어미로소이다 2
바느질이 웬 말이냐고 그렇게 완강하던 아들도, 어미가 팔을 걷어붙이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황금 같은 닷새의 연휴를 고스란히 엄마에게 희사했다. 어미를 닮아서 깔끔하다고들 하지만 이젠 어미를 넘어선 깔끔을 떤다. 영감을 부려먹으려면 속이 썩어 문드러지지만, 아들은 고분고분했다. 에미 손이 다시 가지 않게 마무리까지 말끔하다는 말씀이야. 뉘 아들인고 ㅋ~.
이쯤 시간이면 출출하겠다. 아직 저녁은 이르고…. 만두를 좋아했겠다?!
“우리 만두나 두어 개 사다먹자.”
“아, 엄마 출출하세요? 내가 사올게요.”
“여기 잔돈 있다.”
“저도 잔돈 좀 있는데 몇 개나 사올까요?”
“아빠도 드려보자. 여섯 개 사와.”
“하나에 얼만데요? 이거면 되겠지요?” 만 원짜리를 바지 주머니에서 꺼내 보인다.
“???”
엊그제 만두를 사들고 집으로 가는 걸 봤는데 만두가 얼만지 모른다구?
“만두 안 사 먹었어?”
“요 밑에 큰길가에 새로 생긴 왕만두요? 안 사먹어 봤는데요.”
‘내가 뭘 잘 못 알았나?’ 이건 풀어야 할 문제다.
“너, 엊그제 집에 다녀갈 때 만두 사가지고 올라가지 않았어?”
“만두? 한 번도 안 사먹었는데요.”
“아, 엄마가 쑥떡 주시던 날요?”아들도 그날을 기억하고 있나보다.
“집에 얼음이 없어서, 진우 네 가게에서 얼음 얻어 갔는데요.” (진우란 아들의 친구다.)
이런. 이런. 이래서 아이들은 날보고 소설을 너무 리얼하게 쓴다고들 한다. 멋대로 생각하고 멋대로 각색하고 편집까지도 한다고. 그래서 엄마는 글을 잘 쓰나 보다고도 한다. 공연한 오해를 했구먼. 만두를 먹으며 아들이 한 마디 한다.
“엄마가 오해를 하셨구나요. 또 소설 쓰셨겠네요? 욕도 하셨겠네요? 흐흐흐.”
보림아~!
니 할메 우쪄~. 일 났다. 할미가 말이제. 뭐, 한 가지 썸씽 있음 끝도 엄시 엮는다니께. 워쩌냐. 아컴 아줌씨들한테 에비 흉을 잔뜩 했는디. 맴이 급혀서 언능 글 올렸다아~, 이건 니 에비한티 비밀이다이~ ㅋㅋㅋ. 그래두 니 엄마 흉을 본 게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