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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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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님은 왜?- 좀 들여다봐 주렴2


BY 만석 2011-10-16

 

좀 들여다봐 주렴2


아들과 며느님의 시큰둥한 반응에, 나도 시큰둥한 기분으로 컴의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띠리릿 띠리릿”하고 손전화가 운다.

지금 시각이 9시 50분. 전화번호는 눈에 설지만 이런 시간에 전화를 거는 건 용무가 급하다는 의미겠다.

“네.”

“저기… 만석 김군자 선생님이세요?”

시방 내 꼴이 이지경인데 선생님은 무신…. 친구는 아닌 성 싶다.


“저 모르시겠어요? 아까 낮에 뵈었는데.”

옳거니. 걸걸한 목소리에 떠들어대는 모양새가, 낮에 백일장에서 만난 그 여인이로고.

“아, 그래요. 이름도 모르는데…. 아무튼 목소리로 알만해요.”

“아이구. 집에 들어오자마자 이제껏 선생님 글 읽었어요.”
“어머나. 그렇게 능력 있으신 분이신 줄도 모르고. 진즉에 알았으면 더 모시고 이야기를 나눴을 걸.”

“수상경력이 대단하시네요. 것도 모르고 난 옛날에 쪼끄만 상 탔던 걸 자랑했으니. 그런데 왜 말씀 안하셨어요. 나 코 다칠 뻔했잖아요.”


명함을 건넸더니 아마 내 신상을 파악했는가보다. 좋은 세상 아닌가. 속속들이 알아냈겠지.

“지금 파티하세요? 식구들이랑?”

이런 이런. 파티는 무신…. 그렇다고 내 꿀꿀한 기분을 말하자면 아들내외를 말해야 하고, 대접 받지 못하는 못난 시어미를 내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 백일장 행사장에서 서너 시간 객담을 나눈 사이 일뿐인데 그러고 싶지는 않다. 나는 서운하고 야속할지라도, 남들에게 내 자식들 흉을 얘기하고 싶진 않다.


“하하하. 파티는 무신 파티. 우리 집에서는 고만한 상엔 눈도 깜짝 안 해. 크크크.”

“정말 그러시겠어요. 수상경력이 좀 많으셔야지이~. 그 연세에…. 정말 존경스러워요.”

“무슨 존경까지야.”

“만나서 좋은 이야기 좀 해 주세요. 우리 밥 한 번 먹어요. 제가 살게요.”
“그래요. 작가님도 사고 나도 사고. 그래 봅시다.”

“아이구. 정말 아쉬워요. 선생님을 그렇게 보내서요.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시상식 끝나고 잽싸게 차를 탔지 뭐예요.”


통화를 끝내고 돌아보니 막내 딸아이가 내 등 뒤에 섰다.

“뭔데요? 엄마 또 무슨 상 타셨어요?”하고 묻는다. 이러고 저래서 상을 탔는데 네 오빠랑 올케가 내 기분을 잡쳤다고 입을 내밀어 보인다. 너무 많이 서운했다는 말도 잊지 않고 덤으로 붙인다. 그래도 시방 내 기분은 아까만큼 그렇게 꿀꿀하지는 앉다.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말이다. 나를 나 이상으로 평가해 주는 사람도 있지 않느냐는 말이지.

“엄마. 내가 한 턱 쏠게요. 우리 치킨파티 할까요? 맥주도 한 잔 하시겠어요?”

막내 딸아이는 수상을 축하한다기보다, 제 어미의 섭섭한 마음을 위로하느라고 머리를 살랑거리며 애교를 떤다. ‘이쁜 넘~.


 (그렇지. 수상경력이 좀 많기는 하지 ㅋㅋㅋ. 한 20회쯤...

      에구 자랑이 너무 심했나? 도망갑니다 =3 =3 =3...근디 사실인디...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