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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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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49)


BY 박예천 2010-10-08

 

 

* 5월 1일 (월)

 

유뽕아!

잠이 들 때 동요를 들으며 혼자 스르르 잠드는 널 보며 참 많이 컸다고 생각했다.

일주일이 넘게 기침감기로 고생하면서도 잘 놀아주니 고맙다..

네 성질이 보통이 아니더구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악을 쓰며 오래 운다.

엄마 성질 닮으면 안 되는데......,

말귀도 다 알아듣고 의사표현도 꽤 하는 녀석이 걸음을 떼어놓기 싫어한다.

엄마만 없어지면 울고.

내가 그렇게도 좋은 거니?

짜식! 힘들어도 좋다.

네가 있어 난 보람을 느낀다.

 

 

 

* 5월 15일 (월)

 

유뽕아!

엄마는 점점 게을러지나봐.

이곳에 적는 일도 꾀를 부리니 말이다.

너무도 개구쟁이가 되어가는 너와 놀아주는 일이 조금은 힘들구나.

밤에는 왜 그렇게 울고 못 자는지.

몇 번을 깨어나 우는 통에 엄마는 진땀이 난다.

왜 그런지 알 수가 없어

토닥이고 부채질해주다 우유 물리는 일을 반복한다.

어디가 불편한 거니?

코가 막혀 그런지.....,

참 답답하고 안타깝구나.

아가.

제발 잘 자다오.

 

 

* 5월 20일 (토)

 

날이 흐리다.

너는 오전 내내 비디오만 본다.

동요비디오를 참 좋아한다.

엄마가 티브이를 보려고 꺼버렸더니,

울면서 새로운 비디오테이프를 꺼내온다.

벽 잡고 서서 걸어 다니면서 왜 걸음을 떼어놓지 않는 걸까.

겁이 많은가보다.

아장아장 걷는 네 모습 빨리 보고 싶다.

곧 15개월이 되는 녀석이 엉금엉금 기어 다니면 어쩌니.

그래도 건강하게 자라주니 고맙다.

그렇게 늘 지내다오.

사랑하는 내 아들 유뽕.

 

 

* 5월 23일(화)

 

몸에 열이 많아서일까.

유난히 땀이 많은 네가 안쓰럽다.

엄마의 못된 체질을 닮은 듯하다.

밤에 자다가 무엇이 불편하여 큰소리로 울곤 하는지.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데.....,

점점 개구쟁이가 되어가는 너를 보면 힘에 겹다가도 대견스럽다.

어디서 배웠을까.

너의 모든 장난기는 어제 사준 빨간 티셔츠가 귀엽구나.

무늬가 있는 옷 보다 나는 단색 옷을 좋아한다.

네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내 맘대로 골라주어 좀 미안하다.

잠든 네 모습은 곧 천사의 얼굴이 된다.

내 예쁜 천사야. 잘 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