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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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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8)


BY 박예천 2010-09-10

 

* 98년 9월 7일 (월) - 날씨 : 비오고 흐리다 맑음

 

 

지금 엄마는 이층 방에서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단다.

아래층에는 구수한 달팽이국 냄새가 나면서 식욕을 느끼게 한다.

아빠는 오늘 밤 열시쯤 오신다.

고삼 언니 오빠들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지.

사실, ‘자율’이라는 말은 제목일 뿐이고 어쩌면 반강제적일 거야.

세상을 살다보면 자율적인 이름으로 본의 아니게 구속을 할 때가 있나봐.

 

어제까지 무척 피곤한 몸이어서 오늘은 많이 잤다.

낮잠을 오래 자서일까.

머리가 아프구나.

 

아가 너는 어떻게 발달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제대로 건강하게 잘 크고 있으리라 믿는다.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아가라고 생각하기에 언제나 보호해 주실 것으로

엄마는 확신하지.

 

오늘도 하루가 다 지났구나.

저녁 해가 뉘엿 넘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니.

하루를 접을 때 마다 안도의 한숨이 나오는 걸 보면,

살아가는 일이 모험인 게 맞나봐.

 

아가야!

몇 달 뒤에 널 보게 되면,

나는 어떤 맘이 될까.

조용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