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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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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1)


BY 박예천 2010-09-10

 

 

육아일기를 썼던 날들이 내게도 있었다.

남편 컴퓨터에 있던 딸아이 것은 자료보관 중 말썽이 생겨 다 날아가고 말았다.

다행스럽게도 유뽕이 것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프린트를 해뒀었다.

아이들의 배냇저고리, 세상에 태어나 처음 신었던 신발, 모자, 양말 등등.

아직도 보자기에 잘 싸서 보관하고 있다.

녀석들이 자라면서 엄마 마음을 아프게 할 시기가 오면,

이토록 소중한 아이였다고 보여주고 싶었다.

 

요즘, 격해지는 감정으로 엄마를 힘들게 하는 유뽕이.

태내에서부터 써 왔던 육아일기를 보여준다면 뭐라도 느낄까.

부질없는 생각인줄 알지만 욕심을 내 본다.

혼자만 간직해 왔던 유뽕이의 육아일기를 고치지 않은 당시의 감정으로 옮겨본다.

다시 읽어보니, 엉성하기 그지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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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예쁜 아가에게 보내는 글 *********

 

 

 

* 98년 7월 22일 (수) - 날씨 :맑다 흐림.

 

 

 

7월 7일에 산부인과에 갔었지.

임신인 것 같아서.....

그런데 확인이 안 된다는 구나.

2주후에 다시 오라는 말을 의사가 했어.

그저께 드디어 화면에 네 모습이 잡혔단다.

기분이 묘해지더라.

내 속에 또 하나의 누군가가 들어있다는 것.

더욱 놀라운 것은 이제 겨우 5주를 넘겼다는 아이에게서 심장소리가 들린다는 것이야.

아주 빠르게 북소리처럼 울리던 그 소리가 지금도 내 가슴에서 들리고 있다.

그렇게 네가 내 속에서 살아 있단다.

나는 아직 많은 준비를 하지 못해 당황스럽구나.

엄마가 될 성품이 못되는 것 같은데 말이야.

 

그러나 아가야!

내 속에서 네가 필요한 것을 알아서 찾도록 하거라.

나는 무엇을 주어야 하는지 모르겠어.

네가 열 달 동안 편안히 자랄 수 있는 흡족한 자리였으면 좋겠구나.

나도 노력하마.

너그럽고 여유 있게 생각하고 좋은 것을 가려듣고 볼 수 있도록 말이다.

건강하게 잘 있어다오.

하나님께 늘 기도하고 있단다.

널 지켜 주실 거야.

네 생각이 나면 이렇게 편지를 적을게.

많이 보고 싶구나. 네 모습이.

너는 언제나 나와 함께 움직인단다.

참 벅찬 일이지 않니?

부디, 세상에 얼굴 내미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지내렴.

 

 

- 우리 아가의 엄마 될 사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