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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237

유뽕이 시리즈 57 - 장하다 2연패!


BY 박예천 2010-09-09

       장하다 2연패!

 


 

일등이 뭔지, 상장이 얼마나 잘 한 것인지도 모르는 유뽕이가 이번에도 한 건 했습니다.

독서가족신문 만들기 대회가 있었는데 녀석이 최우수상을 먹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유뽕이 개인 실력은 전혀 아니지요.

주말 숙제로 알림장에 적혀있었으나 배짱 튕기며 준비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어쩐지 유뽕이에게는 의미 없는 활동 같았지요.

형식적인 행사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편지 쓸 작정이었는데,

먼저 메모를 전해오신 담임선생님.

꼭 해달라는 부탁의 글이었습니다.

협조하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지요.


편집위원을 자청한 엄마가 자료수집에 나섰습니다.

“자기야! 이번엔 꼭 써줘야 해. 알았지? 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소개 글 써줘.”

거의 협박수준으로 아빠를 향해 일침을 놓았습니다.

“선뽕이 넌, 그림 잘 그리지? 독서만화 여덟 컷 정도해서 그려라!

누나에게도 지시사항이 떨어졌습니다.

헌데, 정작 주인공인 유뽕이는 땡땡이치며 놀기만 하지 뭡니까.

괘씸하기 짝이 없는 철부지 아들을 달래기 시작했지요.

“유뽕아! 우리 소한테 편지 쓸까? 엄마가 불러줄게 여기에 쓰는 거야.”

줄쳐진 편지지 한 장을 내놓습니다.

전래동화 속 황소에게 편지를 씁니다.


영아기 때 외가에 갔다가 소를 보고 놀랐던 녀석입니다.

껌뻑이는 눈을 만지려다가 ‘음매’하는 큰 울음소리에 충격 받았던 모양입니다.

소만 보면 도망치며 울어대는 유뽕이를 치료하기 위해 엄마가 나섰지요.

일부러 소에 관한 동화를 더 들려주고, 민속마을에 가면 소에게 먹이 주는 일도 시켰습니다.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유뽕이는 소를 무서워합니다.

이번에도 엄마의 일명 ‘홍수요법’이 진행됩니다.

공포의 대상을 피해만 가는 것이 아니라 더 자주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끙끙거리며 간신히 황소에게 보내는 편지도 마무리 했네요.

우리가족뉴스도 장식하고, 가훈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꾸며 신문을 완성했습니다.


터덜터덜 가방을 흔들며 교문 앞으로 달려오는 유뽕이.

하루를 잘 보냈는지, 준비물은 없는지 알림장을 찾으려는데 상장이 보입니다.

작년에 이어 또 일등을 먹었답니다.

물론 아빠는 엄마 솜씨로 얻어낸 결과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겁니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유뽕이가 전교생 앞에 나가 당당하게 상장과 상품 받아왔다는 것에 의미를 두렵니다.

그 순간만큼은 다른 아이들과 같거나 나아 보였겠지요.

간단하게 수상소식을 전하려다 얘기만 길어졌네요.

훗날 읽어보며, 이런 일도 있었지 고개 끄덕이고 싶어

기록차원으로 유뽕군의 독서신문 일등소식을 전합니다.




2010년 6월 3일

유뽕이 독서신문대회 최우수상 먹은 날에.

   

0개
플러스 2010.06.04 21.51 신고
유뽕군이... 2연패를 했네요. ^^
앞으로 3연패 4연패도 주욱 이어지길~~
쑥틈에 끼어서란 이야기 먼저 읽고 왔는데
어미노릇에 대한 이야기.. 너무 겸손한 말이세요.
저는 예천님 보면서 부족한 엄마인 걸 늘 돌아보는데요.
예천님, 유뽕이랑 날마다 행복하셔야 해요~~ ^^

  
  박예천 2010.06.04 22.39 수정 삭제 신고
무슨 말씀을요....여전히 부족한 엄마랍니다.
개도 걸리지 않는 다는 여름감기가 오려나 봅니다.
코도 맹맹하고 목안이 따끔거리네요.
일교차 심해서 그런가봐요....ㅠㅠ
플러스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헬레네 2010.06.03 23.12 신고
기록으로 남겼다가 유뽕군에게 보여 주세요 .
저도 우리아이 초등때 일기를 보면 가끔 웃습니다 .ㅎㅎ
엄마에게 쓴 편지도 보여주면 정말 내가 쓴거 맞냐고 ㅋㅋㅋ  
  박예천 2010.06.04 08.11 수정 삭제 신고
나중에 세월이 흘러 유뽕군이 읽어보고,
즐겁게 웃었으면 좋겠어요.
그날이 오겠지요? ㅎㅎㅎ  
모퉁이 2010.06.03 18.18 신고
아이들 어릴때 쓴 그림일기와 내가 보관할 수 있는 일기장을 갖고 있어요.
버리지 않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라면박스가 누렇게 변하면 한번씩 옮겨 담는데
그 일을 할 때면 아이들은 몇 시간을 베란다에서 보냅니다.
히히거리고 깔깔거리고...
비뚤빼뚤 글씨하며 지극히 유아적인 표현들 하며
모두가 성장일기였습디다.
예천님의 이런 글,,저는 찬성합니다.
  
  박예천 2010.06.04 08.09 수정 삭제 신고
저도 유뽕이가 1학년 때부터 쓰던 그림일기까지 보관하고 있어요.
육아일기며, 배냇저고리, 아기양말, 신발ㅎㅎㅎ
옷정리하다 보면 웃음나고 그렇더군요.
기억력이 자주 가물가물 거리니 이렇게라도 기록을 해야겠더군요.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새로미 2010.06.03 12.08 신고
기특한 아들, 착하기도 해라!
예천님, 축하드립니다.
작년에도 타고 올해도 타고...
상은 무조건 좋은 겁니다. 하하...
아들에게 힘차게 박수쳐 줄게요.
잘 지내시죠?
가까이 산다면 가끔 차라도 한 잔 할 텐데요.
마음으로 가깝게 느끼고 있어요. ^^  
  박예천 2010.06.03 12.19 수정 삭제 신고
아하하.....^^
방금 에세이방 댓글 순회중이었지요.
새로미님 글에도 꼬랑지 남기고 왔답니다ㅎㅎㅎ
유뽕이 상탄 얘기는,
올리지 않으려다....기록차원에서 썼어요.
누가 읽지 않더라도 제 자신을 위해서요....^^
저도 그런맘 자주 들어요.
맘 맞는 분과 시간을 잊으며 얘기 나누고 싶다는.
이렇게라도 소통할 수 있음에....그저 감사하지요.
새로미님도 제겐 소중한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