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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보조 알바


BY 그린플라워 2025-04-19

오래 전부터 알고지내던 지인이 금요일 9시부터 14시까지 자신이 서빙하고 있는 식당에서 주방보조를 해줄 수 있냐고 연락을 해왔다.
 일단 손떨림도 있고 안하던 일이라 못한다고 했는데 언니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통사정을 한다.
 인력사무소를 통해 사람을 구하면 될 일이지만 여의치않은가보다싶어 해주기로 했다.
 한밤중에 잠들어 여덟시가 넘도록 자는 수면습관을 깨는 것도 걱정이고 서예수업에 빠지는 것도 싫었지만 일단 약속한 것이므로 어떻게든 해야 했다.
 7시 반에 알람을 맞춰놓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들지 못하다가 간신히 잠들었으나 두번이나 깨고 말았다.
 아침 식사로 양배추와 사과와 삶은달걀을 먹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반가이 맞아주는 지인과 여사장에게 민폐 끼치는 건 아닌가싶어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했다.
 제법 잘 나가던 맛집이라 손님이 어떻게 몰릴지 모르는 곳이었다.
 일단 상추 한소쿠리를 세척하고 풋마늘 무침을 했다.
 10시가 되자 낙지덮밥으로 아침식사를 하자는데 나는 먹고와서 못먹는다는데도 삼인분 만드는 것 실습할겸 해보라고 했다.
 야들야들한 낙지가 든 낙지덮밥을 먹고 11시까지 차마시며 쉬었다.
 쉬는 동안 같이 일해볼 생각은 없냐고 했다.
 절대 못한다고 말했다. 

11시가 되자 포장손님과 이른 점심을 먹으려는 손님들이 오기 시작했다.
 여사장과 협업으로 콩나물국밥과 굴국밥, 낙지미역국, 낙지만두전골 등을 바삐 끓여내고 틈틈이 설겆이거리를 식기세척기에 넣었다.
 다들 꽃놀이를 갔는지 매장이 절반도 안찼다.
 한시가 되자 손님이 뚝 끊겼다.
 사장 혼자 해도 충분할 것같아 그만 하면 어떨까 물었더니 그래도 된다고 했다.
 점심장사만으로 백만원어치이상 팔던 매장인데 갈수록 손님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일한 값을 받아오는데 한 일도 별로없이 돈만 받아오는 것같아 민망했다.
 사장은 다음에도 또 부탁하면 오시라고 했다.
 다시 또 하겠냐마는 나이많은 수전증환자에게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웠다.
 조만간 지인들과 밥 먹으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