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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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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해목


BY 물뿌리개 2009-08-20

              

 

                                                                                                                                  2004.12.2

 

지난해 겨울  어느날  온동네가  하우스 주저앉을까 노심초사.....

 몇년(몇십년?)만의 폭설이라며 시끄럽던 일기예보가 있던 날인가보다 .

 

폭설덕분에 하루종일  사람 구경하긴 어렵고  문밖으로 펑펑 쏟아지는 눈만.. 

 눈의 무게로 자꾸만 내려앉는 전선줄. 점점 힘겨워 보이는 나뭇가지들만 ...바라보다가  그냥 한번 ....저 나뭇가지좀 흔들어 줄까?     좀 귀잖네.... 

그러다 잊어 버리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데  "쩌~억"   불길한 비명소리 

얼른 내다보니  어쩌나 이를 어째 내가 조금만 신경썼더라면

잠깐만 수고로웠다면 멀쩡한 생명 저렇게 스러지게 하진 않았을텐데

후회하고 안타까워해도 벌써 십수년 살아온 느티나무는

몸뚱이의 절반을 눈속에 묻었다.

반쪽만 남아  비스듬이 힘겹게 서있는 나무를 안쓰러워서 죄책감에

 똑바로 볼수가 없이 봄을 맞았다.

 저 나무가 힘을 낼수 있을까?  잎을 낼수 있을까?

다들 곧 죽겠다 했지만 이보란 듯이 남은 가지마다에서

새순이 돋아났다.

하얀 속살 내보인 상처 아무느라 잎으로 물을 많이 올려주질 못하나

 폭염속에 잎들은 다른 나무와 다르게 시들했지만  그래도 여름내 제법 그늘도 만들었다....지난 가을 내게 고운 단풍도 주고 ...

이제 또다시 휑~하니 남은 반쪽 ㅠㅠ

부디  올 겨울 잘 이겨내 주길 .....

내년 봄에 어김없이 새순을 틔우길....

 얼른 얼른 상처가 아물어 '어디가 상처야? ' 아무도 찾을 수 없길 ... 그래서 내 죄책감 덜어 낼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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