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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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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BY 두모 2007-02-14

바람이 분다. 어제부터 날씨가 심상치않더니 오늘 아침엔 유리창 너머의 향나무가 온 몸으로 호소하는듯하다. 바람 좀 멈춰줘요. 제발.....

관공서 건물은 어디나 내 집과는 거리가 멀다. 마침 어제는 오일도 똑하니 떨어졌고 바같날씨는 마지막 매서운 추위라도 닥칠것처럼 잔뜩찌푸리더니 기어코 겨울비까지 좍좍 내린다. 만 하루만에 목이 컬컬한게 분명 고뿔이 든 모양이다. 난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상하게도 날씨 변화에 몸이 더욱 민감해진다. 삼십대말 이제 내 몸도 내맘대로 못할정도의 연륜이 되었나보다. 누구처럼 정기건강검진이라도 받아야 될성 싶다. 내 인생이 이대로 십년즘 훌떡 가버리면 그땐 얼마나 후회할까. 정작 하고 싶었던 것을 못이루고 인생을 마감해야한다면 그것처럼 허망한게 또 있을까. 길지않은 인생길에 나홀로 잘 닦은 길 한군데쯤 있었으면 싶다. 바람분다. 소리도 제법 윙윙거리는데 퍼어런 하늘을 할퀼것처럼 휘젓는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건물들도 이런 날엔 한낮 흐린 그림자 마냥 자연의 성난 파도 앞에 속수무책일 터. 하늘이 먹을 먹을 부어놓은 듯 세상은 자연의 위압에 벌써부터 눌리기 시작한다. 아무리 인간의 능력이 위대하다고 하나 성난 자연앞에선 꼼짝 못하는 것. 이룬 것이 아무리 위대하다고 해도 세월은 어김없이 흐르고 인간의 기억은 차츰 흐려지는게 어쩜 자연스런현상일 터. 어제밤부터 서서히 가속를 내더니 오늘은 바람이 흥에 겨워 춤추듯 바깥 세상의  나무며 풀, 지붕, 새조차도 제 맘대로 마치 제왕이나 된것처럼 휘젓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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